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기독교 역사 - 세계사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기독교 이야기
유재덕 지음 / 브니엘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기독교 역사

 

궁금했던 것, 그리고 그럴 거라고는 전혀 몰랐던 기독교 역사 곳곳에 숨어있을 이야기들이 더 기독교를 잘 이해하게 해 줄 것이라고, 성경이나 신앙에 있어서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커피를 마시면서 산책을 하듯 쉽게 읽을 수 있다니 더욱 환영이었다.

 

성경에 나오는 역사, 신약의 부분과 중세 근대까지의 역사가 중점적으로 다루어져 있었다. 책의 내용이 4부분(오늘날과 비슷한 기독교 역사, 위험한 기독교 역사, 거꾸로 보는 기독교 역사, 궁금한 기독교 역사)로 나뉘어 있는 것도, 그에 따른 소제목들도 구체적인 내용을 상상하게 하며 흥미를 가지게 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넘어선 인격모독에 가까운 당시의 이야기가 마음을 편하지 않게 하면서 시작되었다. 여성혐오사상이나 음악금지, 흑사병 등을 통해 이 과거의 일들을 오늘의 현실에 비추어 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다. 불편했지만 그래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도 많았던 1부였다. 루터의 종교개혁이 교육개혁까지 불러왔다는 것, 소크라테스가 책읽기와 쓰기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 등이 기억에 남는다.

 

기독교 세계관이 중심이었던 중세의 경우, 교회가 권력을 행사하면서 나타난 일련의 사건들은 2, 위험한 기독교라고 분류하기에는 너무 엄청난 죄악의 시대였다는 점에서 읽어가기가 힘들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교황이나 교회의 말로 여겨 자기 이익을 따라 가르치고 행하는 시기를 보면서 하나님을 믿는다고는 하지만 하나님을 떠난 중세의 죄악들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기독교가 탄압받지 않고 국교로 지정해진 뒤 중세의 문화 역시 종교에 의해 찬란하게 꽃피웠다 생각했으나, 이면에는 그보다 훨씬 악한 일들이 하나님의 이름으로 자행되어지고 있었다니 오류라기보다는 사사기의 연장이고 치명적인 죄라고 생각된다.

 

사형이나 질병, 금주, 안식일 등에 대한 당시 사람들의 신앙 가치관의 충돌(지금은 청교도들의 금욕주의적 신앙에 영향을 미친, 사실은 신앙이 아닌 정치적, 경제적 의도가 주였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기회였다. 가장 많이 놀랐던 것은 루터에 대해서였다. 항의문을 교회 문에 붙였다는 오랫동안 알려져 있던 사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기 조금 어려웠고, 유대인에 대한 루터의 돌변한 태도태도를 보면서 불완전하고 완벽하게 선을 행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재발견했다. 그가 유대인들에 대해 쓴 말년문서들이 히틀러와 나치에게 유대인을 학살하는 데 활용한 이론적 근거가 되었다니... 가슴아픈 일이었다.

 

3,4부는 쉽게 읽을 수 있었으나 2부의 끔찍함에서 받은 여러 가지 생각들로 인해 그다지 편하게 대할 수가 없었다. 시대에 따른 시간적 구성이 식상할 수도 있겠지만, 역사를 따라가며 흐름대로 이런저런 이야기가 섞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 끔찍한 2부의 내용을 책의 마지막 부분에 두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교회의 타락과 변질을 이야기하는 현실에서 종교의 이름으로(사실은 집단적, 개인적 이익을 위한 의도로) 나타나는 이 잔인함들을 각성하고 회개하는 시간이 되지는 않았을까? 단순한 역사 속 기록들이 아닌 저자의 생각, 의견을 말해 주는 것도 좋았을 것 같다.

 

역사는 아름답지 않다. 죄성을 가진 인간들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역사라고 해서 다를까? 아쉬운 것은 기독교역사 그 자체인 중세이야기와 근대에 이르러서는 경제와 정치가 혼합된 역사가 재미와 흥미 위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커피 마시며 산책하며 읽는 역사라는 취지답지만, 기독교 역사인만큼 그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관점도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있었다. 내게는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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