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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 맺는 순장 - 말씀 안에 뿌리 내리고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실전 순장 리더십
배창돈 지음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3년 3월
평점 :
열매 맺는 순장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
그리스도인은 누구나 자신의 삶에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선한 열매 맺기를 구한다. 성도사역의 최전선에 서 있는 순장들에게 있어 그들이 맺길 원하는 열매는 무엇일까. 하나님이 그들을 통해 맺으시려는 열매는 무엇일까? 오랜 순장사역으로 혹시 지쳐있는 자가 있다면 이 책은 그에게 어떤 방식으로 새 힘을 줄 수 있을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4가지로 나뉘어져 있는 각 part와 그에 딸린 19가지의 소제목만 봐도 현재 순장으로 섬기는 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내용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교회 안에서 순장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순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순장회의에서 목사님이 권유하시는 말씀들보다는 자기 성품, 자기 신앙배경, 영적훈련의 정도에 따라 같은 교회 안에서도 다 다르게 나타났었다. 따라서 순장 사역을 하면서 어떤 자세와 마음가짐을 점검해야 하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이 책이 쓰여진 필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PART 1은 사역에 바탕이 되는 이론서라고 할 수 있겠다. 교회가 무엇인지, 순장은 교회 안에서 어떤 역할 해야 하는지 등 제자훈련과 사역훈련 등에서 접할 수 있는 내용이나, 다시 순장들에게 마음을 다잡게 해 주는 내용이며, 책의 목적상 서두에 꼭 필요한 내용이었다.
내게는 순장사역을 하면서 현장에서 필요한 실질적인 부분이 필요했기에 “PART 2. 나는 어떤 순장인가?“부터의 내용에 더 기대감이 있었다. 최후의 만찬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에서 예수님 모델을 한 사람과 가룟 유다 모델을 한 사람이 동일인물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밝히며, 아무리 시간이 오래 지나도 ‘한결같이 주님의 제자로 살아갈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 라고 저자는 정확하게 심중을 꿰뚫는 질문을 던진다. 유형별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순장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 지금까지 내 순장이었던 분들을 떠올리며 읽는 것도 좋다. 다만 나쁜 부분, 부족한 부분은 내가 성장할 부분으로 돌려야 한다. 자기를 돌아보고 다시 푯대를 바라보게 하는 점에서 PART 2는 유익했다.
PART 3, “순원을 살리는 순장”에서는 영적 성장에 따른 섬김과 순장이 순모임 안에서 해야 할 일들을 잘 알려주고 있다. 세상모임이 되지 않도록 말씀에 기초한 교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순장의 은밀한 명예욕까지 들추어 순장은 화목하게 하는 자, 순원을 복되게 하는 자라는 사명감을 심어준다. 이렇게까지 하는 순장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생각 가운데, 나는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영적, 육적인 고갈없이 계속 이렇게 섬길 수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고, 그 방법이 PART 4에서 자세히 다루어지리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순장의 영성 유지하기”, 사역의 원동력은 역시 주님이 주시는 힘이다. 그 힘을 얻을 수 있는 게 예배이고 큐티이다. 삶 전체로 드리는 예배자로서 그때마다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에 순복해서 행하지 않으면 자기 의와 피해의식에 쉽게 빠지게 된다. 순장들에게는 순원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분별하며 순원의 비난에도 넘어지지 않을 수 있는 강한 영적인 힘이 필요하다. 섬기느라 분주히 뛰어다니느라 혹시 하나님이 그들을 직접 만나실 시간을 방해하는 것은 아닌지도 자문해 볼 일이다. 순장은 119구급대도 아니고 시어머니도 아니고 파출부도 아니다.
책이 쓰여진 배경이나 의미는 중요하다. 순장사역의 중요한 부분은 다 다루고 있다. 그러나 순장사역의 중요성과 순장의 책임, 의무에만 집중되어 있다면 지금 막 사역을 시작하는 순장으로서는 새롭게 각오를 다질 수도 있겠지만 두려울 수도 있겠다. 오랜 사역으로 지친 순장에게는 다시 일어설 힘을 줄 수도 있겠지만 행여 정죄감으로 다가올 수도 있겠다. 이 책의 독자는 결국 이 시대의 순장들이 아닌가. 더 많은 순장들의 사례를 통해서 실질적인 순장 사역의 문제점과 지치지 않고 사역의 기쁨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면도 알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영적인 분별과 열매에 대해서도 PART4 부분이 더 깊이 있고 구체적이었으면 하는 서운함이 있다. 물론 기도와 예배드림이, 십자가와 예수님만이 정답인 것은 사실이다. 조심스레 후에는 목사님이 아닌 순장님들이 쓴 순장사역에 대한 글이 나오기도 기대해 본다. 어쨌든 나는 기쁨과 두려움 속에 지금 막 순장사역을 시작한 지인에게 이 책을 선물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