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동양 고전에 관심이 있었지만 원전을 그대로 읽기는 퍽 힘들었다.
몇 년 전에도 두꺼운 ‘논어집주’를 사놓고는 그대로 서가에 꽂아놓고 말았으니까.
얼마 전 신문에서 배병삼 선생-이분이 신문에 칼럼쓰는 것을
몇 번 보았는데 글이 아주 시원하고 신선했다-이 새롭게 논어 해설서를 내놓은 것을 보고
서점 가는 길에 사보았다. 논어의 주요 맥을 짚으면서도 자유롭게 해석을 가한
한편 한편의 글들은 논어의 세계를 듬뿍 맛보게 해주었다.
별 생각 없이 입으로만 외던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같은 문장에도
심오한 인생의 의미가 들어 있었고, 예가 무엇인지 중용이 무엇인지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그런 개념들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되었다.
게다가 공자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공자를 이상을 펼치지 못하고 세상을 떠돌아다니다 만 위인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논어에 담긴 공자는 정말 매력적인 인간이었다.
형편없는 세상과 악에 대해 분노할 줄 알고 도피가 아니라 참여를 선택한
용기 있는 인간이었으며 사랑이 넘치면서도 차갑고 냉철하게
제자들을 대한 스승이었다.
공자는 진정 동양문화의 스승이며 논어는 진정 거대한 뿌리라는 생각이 든다.
이를 통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도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