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꿈 : 광주의 조천호 군에게 인생그림책 16
고정순 글.그림, 권정생 편지 / 길벗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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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즈음이면 늘 가슴 한 켠에 머무르는 사진이 있다. 이름도 모르지만 아빠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꼬마아이. 그날의 아픔을 대변해주는 듯 초점 흐린 눈빛이 안쓰럽다.

해마다 5.18이면 우리 학교에서는 기억터널을 만들며 희생자를 기린다. 내가 사는 곳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아이들도 특별한 의식행사처럼 여긴다.
5.18기념재단에서 배부한 5.18교육용 전시자료도 조천호군의 사진으로 시작된다. 그날의 사연을 이야기하며 5.18의 시작과 진행과정, 시민들의 아픔까지 상세히 이야기한다.
올해는 고정순작가님 덕분에 봄꿈으로 5.18을 이야기해 본다. 그저 한 가정의 가장이, 한 아이의 아빠가, 자신을 일을 묵묵히 해내는 목수로 살아가는 평범한 시민이 하루 아침에 민주화의 희생양이 되어버린 그날. 화창한 5월의 봄날이 봄꿈이 된 그날을 덤덤하게 표현한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그 날을 생각했다. 그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빼앗긴 아이의 이야기에 아이들은 일시에 숙연해졌고 5.18을 뒤늦게 안 권정생선생님의 글에는 눈물이 맺혔다. 5.18 당일에 나온 주먹밥 급식에도 아이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먹었다.
이 땅에 다시는 이런 비극이 없도록 민주시민으로서 우리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다. 미얀마, 우크라이나 아이들도 생각도 해 보고, 조상들의 희생덕분에 우리가 가진 자유로운 것들도 이야기 나눴다.
서로를 존중하고 모두의 삶이 자유로울 수 있도록 우리 주변에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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