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안장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갈망하네. 우리의 존재를 바쳐서라도 유일무이하고 거룩한 감정의 희열을 경험하려는 그 간절한 열망 말일세. 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발걸음을 재촉해 보아도 ‘저곳‘이라는 이상이 ‘이곳‘의 현실이 되어버리는 순간 모든 것은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만다네. 그렇게 되면 우리는 결핍과 절박함 속에 머물게 되고 우리의 영혼은 사라져버린 활력소를 또다시 갈망하게 되는 게 아닐까. -p.43

이게 다 뭐란 말인가! 남들은 얄팍한 능력과 재주를 지니고도 자만심에 가득 차서 활보하고 다니는데, 나는 내가 가진 능력과 재능에 절망해야 하나? 제게 모든 것을 아낌없이 베풀어주신 자비로운 하느님, 제게 주신 것들 중에서 절반을 다시 거둬 가는 대신 자신감과 만족감을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p.93

우리는 스스로 부족한 것이 많다고 느끼며, 우리가 갖지 못한 바로 그것을 다른 사람들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네. 게다가 우리가 갖고 있는 것까지 그 사람에게 모두 줘버리고는 어떤 이상적인 만족감까지도 덤으로 부여하지. 그런 식으로 가장 완벽하게 행복한 사람이 만들어지는데, 사실 그것은 우리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에 불과하네.
반면 우리가 아무리 약점투성이 존재이고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해도 오로지 앞을 향해 나아간다면, 느린 걸음일지언정 돛을 달고 노를 저어가는 사람들보다 멀리 나아갈 수 있음을 알게 된다네. 그렇게해서 다른 사람들과 대등해지거나 그들보다 앞서 나감으로써 진정한 자신감과 성취감을 얻게 되는 걸세. -p.9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 가나출판사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해야 할 복지는 ‘퍼주기식 복지‘가 아니다.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생산적인 복지이며 약자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건강한 복지다. 이런 방법을 통해 소비가 촉진되고, 자본주의는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 복지와 성장을 서로 상충하는 개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내는 부, 그리고 엄청난 성장력이라는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시키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복지라는 대안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p.37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세일즈맨의 죽음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18
아서 밀러 지음, 강유나 옮김 / 민음사 / 2009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린다  (체념한 듯) 여보, 쉬어야 해요. 이런 식으로 계속
살수는 없잖아요.
윌리  플로리다에서 쉬고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린다  하지만 정신을 쉬게 하진 못했죠. 당신은 지나치게
정신이 활발해요. 정말 중요한 건 정신인데 말이죠.
-p.12

린다  여보, 좀 쉬세요. 작은 걸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고.
-p.18

비프  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육칠 년이나 뭔가를 해보
려고 애썼거든. 물품 배송부 직원, 세일즈맨,이런저
런 일들. 그냥 하찮은 존재로 살아가는 것이었지.
뜨거운 여름날 아침에 전철을 타고, 재고를 챙기고
전화를 하고, 아니면 사고팔고 하는 것에 너의 온
인생을 바친다고 생각해 봐. 진짜 바라는 것은 셔츠
를벗어 던지고 야외에서 일하는 건데 고작 두 주짜
리휴가를 위해 일 년 중 오십 주를 죽어라 고생하는
거지. 그리고 언제나 네 옆의 녀석보다 한발 앞서야
해. 그러나 여전히, 그게 네가 말하는 미래가 있다
는거지. -p.23

린다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
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인품을 가진
것도 아니야. 그렇지만 그 이는 한 인간이야. 그리
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어. 그러
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
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돼. 이런 사람
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p.64

비프  그 건물 한복판에 멈춰 서서 저는, 하늘을 봤어요.
제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들을 봤어요. 일하
고 먹고 앉아서 담배 한 대 피우는 그런 시간들을
요. 그러고 나서 만년필을 내려다보며 스스로에게
말했죠. 뭐 하려고 이 빌어먹을 놈의 물건을 쥐고
있는거야?  왜 원하지도 않는 존재가 되려고 이 난
리를치고 있는 거야? 왜 여기 사무실에서 무시당하
고 애걸해 가며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는 거야?
내가 원하는 건 저 밖으로 나가 내가 누군지 알게
되는 그때를 기다리는 건데! -p.16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달과 6펜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8
서머셋 몸 지음, 송무 옮김 / 민음사 / 2000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예술이란 정서의 구현물이며, 정서란 만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말한다. -p.9

˝난 그려야 해요.˝ 그는 되뇌었다.
˝잘해야 삼류 이상은 되지 못한다고 해봐요. 그걸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할 가치가 있겠습니까? 다른 분야에서는 별로 뛰어나지 않아도 문제되지 않아요. 그저 보통만 되면 안락하게 살 수 있지요. 하지만 화가는 다릅니다.˝
˝이런 맹추같으니라구.˝
˝제가 왜 맹추입니까? 분명한 사실을 말하는 게 맹추란 말인가요? ˝
˝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지 않소. 그리지 않고서는 못 배기겠단 말이오. 물에 빠진 사람에게 헤엄을 잘 치고 못 치고가 문제겠소? 우선 헤어나오는 게 중요하지. 그렇지 않으면 빠져 죽어요.˝ -p.68~69

스트릭랜드 부인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때 나는 부인에게 약간 실망했던 것 같다. 그때만 해도 나는 사람의 인격이란 하나로 통일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런 훌륭한 여자에게 그토록 깊은 앙심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한 인간이 얼마나 다양한 특질로 형성되는지 아직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한 인간의 마음안에도 좀스러움과 위엄스러움, 악의와 선의, 증오와 사랑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음을 너무도 잘 안다. -p.85

아직도 자기 그림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참으로 이상한 노릇이었다. 남의 그림을 논평할 때는 그처럼 정확하고 참신한 비평적 감각을 가지고 말하는 사람이, 자기 그림에 대해서는 왜 그처럼 진부하고 통속적인 면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그대로 만족해 버리고 마는 것일까. -p.98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이 해변가 조약돌처럼 그냥 버려져 있다고 생각해? 무심한 행인이 아무 생각 없이 주워 갈 수 있도록? 아름다움이란 예술가가 온갖 영혼의 고통을 겪어가면서 이 세상의 혼돈에서 만들어내는, 경이롭고 신비한 것이야. 그리고 또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아무나 그것을 알아보는 것도 아냐. 그것을 알아보자면 예술가가 겪은 과정을 똑같이 겪어보아야 해요. 예술가가 들려주는 건 하나의 멜로디인데, 그것을 우리 가슴속에서 다시 들을 수 있으려면 지식과 감수성과 상상력을 가지고 있어야 해.˝ -p.102

작품은 사람을 드러내는 법이다. 사람이란 사교적인 교제를 통해서는 세상에 내보이고 싶은 외양만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람을 진짜로 알기 위해서는 자기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소한 행동이라든가, 자기도 모르게 얼굴을 스치는 순간적인 표정을 통해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때로는 가면을 너무 철저히 쓰고 다니다가 정말 그 가면과 같은 인격이 되어 버리는 일도 있다. 하지만 책이나 그림은 진짜 모습을 꼼짝없이 드러내고 만다. 겉만 그럴싸한 것은 곧 속이 텅 비어 있음을 나타낼 뿐이다. 욋가지를 쇳조각처럼 칠한다 해도 쇳조각처럼 보일 리는 없다. 아무리 특이하게 꾸민다 해도 평범한 정신을 감출 수는 없다. 그냥 우연히 만들어진 작품에서도 날카로운 관찰자는 영혼의 깊은 비밀을 읽어내고 만다. -p.207

사람은 누구나 세상에서 홀로이다. 각자가 일종의 구리 탑에 갇혀 신호로써만 다른 이들과 교신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신호들이 공통된 의미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 뜻은 모호하고 불확실하기만 하다. 우리는 마음속에 품은 소중한 생각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고 안타까이 애쓰지만 다른 이들은 그것을 받아들일 힘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나란히 살고 있으면서도, 나는 남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 채로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갈 수밖에 없다. -p.211

인생은 우스꽝스럽고 지저분한 일들의 뒤범벅이고 웃기에 적절한 소재였다. 하지만 웃으려니 슬펐다. -p.223

나는 이런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날 곳이 아닌 데서 태어나기도 한다고. 그런 사람들은 비록 우연에 의해 엉뚱한 환경에 던져지긴 하였지만 늘 어딘지 모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산다. -p.253~254

정말 아브라함이 인생을 망쳐놓고 말았을까? 자기가 바라는 일을 한다는 것,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에서 마음 편히 산다는 것, 그것이 인생을 망치는 일일까? 그리고 연수입 일만 파운드에 예쁜 아내를 얻은 저명한 외과의가 되는 것이 성공인 것일까? 그것은 인생에 부여하는 의미, 사회로부터 받아들이는 요구, 그리고 개인의 권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저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도 나는 대꾸하지 않았다. 기사 작위를 가진 사람에게 내가 어찌 감히 말대꾸를 하겠는가. -p.259~260

그는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둥근 구멍에 모난 못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 곳에는 별의별 구멍이 다 있어, 제 구멍을 찾지 못하는 못은 없다. -p.27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그런데 영희, ‘운명의 장난‘은 항상 양면적이야. 늘 지그재그로 가는 것 같아. 나쁜 쪽으로 간다 하면 금방 ‘아, 그것이 그렇게 나쁜 건 아니었군‘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좋은 일이 생기거든. 협소공포증이 생겨 엘리베이터 걸을 그만두고 나서 나는 정원 장식용품 가게에 점원으로 취직했고, 거기서 죽은 우리 남편을 만났지. 재작년 그 사람이 죽을 때까지 우린 53년을 같이 살았어. 남편을 만난 건 내 삶에서 가장 큰 축복이었어.˝ -p.30

‘행복의 세 가지 조건은 사랑하는 사람들, 내일을 위한 희망, 그리고 나의 능력과 재능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 -p.41

‘준영아, 영국 시인 알프레드 테니슨은 말했단다. ˝사랑하고 잃는 것이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It is better to have loved and lost than not to have loved at all)˝ 라고. 짧은 동안이나마 그렇게 온 마음 다해 사랑할 수 있었던 연숙이를 만난 것 자체가 행운이었다고 생각하렴ᆢ.‘ -p.46

엘리엇(T.S.Eliot)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악을 행하는 것이 낫다. 그것은 적어도 살아 있다는 증거이니까‘라고 말했다.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차라리 악을 행하는 게 낫다는 것은 너무 극단적인 표현이지만, 다른 말로 하자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살아 있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p.109

민숙아, 어디선가 읽은 이야기인데, 사람이면 누구나 다 메고 다니는 운명자루가 있고, 그 속에는 저마다 각기 똑같은 수의 검은 돌과 흰 돌이 들어 있다더구나. 검은 돌은 불운, 흰 돌은 행운을 상징하는데 우리가 살아가는 일은 이 돌들을 하나씩 꺼내는 과정이란다. 그래서 삶은 어떤 때는 예기치 못한 불운에 좌절하여 넘어지고, 또 어떤 때는 크든 작든 행운을 맞이하여 힘을 얻고 다시 일어서는 작은 드라마의 연속이라는 것이다. 아마 너는 네 운명자루에서 검은 돌을 몇 개 먼저 꺼낸 모양이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남보다 더 큰 네 몫의 행복이 분명히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p.115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 모아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다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p.120

˝괜찮아! 괜찮아!˝
‘그만하면 참 잘했다‘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말, ‘너라면 뭐든지 다 눈감아 주겠다‘는 용서의 말, ‘무슨 일이 있어도 나는 네 편이니 넌 절대 외롭지 않다‘는 격려의 말, ‘지금은 아파도 슬퍼하지 말라‘는 나눔의 말, 그리고 마음으로 일으켜 주는 부축의 말, 괜찮아. -p.131

●스스로와 사이가 나쁘면 다른 사람들과도 사이가 나쁘게 된다. (발자크)
●다른 사람만을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에리히 프롬)
●‘너만이 너다‘ (셰익스피어) -p.137

글이란 하나의 ‘나눔‘이다. -p.143

어른이 젊은 사람에게, 아프지 않은 사람이 아픈 이에게 주는 형식적인 말들. 그게 아니었는데...... 그런 껍데기 말을 하기보다는 너의 그 깜깜한 세계에 내가 함께 들어갔어야 했는데...... . 암흑 같은 세상에서 무서워 떠는 네 손을 잡고 ‘괜찮아‘ 하며 보듬어 안아 주었어야 했는데...... . 내가 네가 되었어야 했는데, 그걸 못 했구나. -p.174

장애인이 ‘장애‘인이 되는 것은 신체적 불편 때문이라기보다는 사회가 생산적 발전의 ‘장애‘로 여겨 ‘장애인‘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못 해서가 아니라 못 하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 기대에 부응해서 장애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신체적 능력만을 능력으로 평가하는 비장애인들의 오만일지도 모른다. -p.179

영어 속담에 ˝네가 누리는 축복을 세어 보라(Count your blessings)˝라는 말이 있다. 누구의 삶에든 셀 수 없이 많은 축복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하는 말이다. -p.180

셰익스피어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말한다.
˝이름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장미‘라고 부르는 것은 그 어떤 이름으로라도 여전히 향기로울 것을˝
맞다. 향기 없는 이름이 아니라 향기 없는 사람이 문제다. -p.187

두 개의 독에 쥐 한 마리씩을 넣고 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밀봉한 후 한쪽 독에만 바늘구멍을 뚫는다. 똑같은 조건 하에서, 완전히 깜깜한 독 안의 쥐는 1주일 만에 죽지만 한 줄기 빛이 새어 들어오는 독의 쥐는 2주일을 더 산다. 그 한 줄기 빛이 독 밖으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되고, 희망의 힘이 생명까지 연장시킨 것이다. -p.23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