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캐칭 - 제8회 수림문학상 수상작 수림문화총서
김범정 지음 / 광화문글방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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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소설책을 읽었다. 평소에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건 아닌데, 기회가 되어 제8회 수림 문학상 수상작인 버드캐칭을 읽었다. 처음엔 제목에서 새를 잡는다는 의미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다 읽고 곱씹어 보니 캐치볼과의 언어유희였다. 우정과 사랑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청춘의 역사라고 하면 간질거리는 표현일까? 처음에는 역사라기 보단 흑역사가 아닐까 했는데, 개인의 시각에 맞춰 등장인물들을 허세나 겸손 없이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어린 시절 누구나 겪었을 법한 친구 사이의 갈등, 그리고 애정과 우정 사이 그 어딘가에서 피어나는 다양한 감정들. 이러한 것들이 뒤섞인 청춘의 시대는 다채롭고, 그 자체만으로도 유리알처럼 반짝반짝 빛이 난다. 친한 친구들과의 우정을 깨뜨리고 싶지 않으면서도 애정을 갈구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어리숙하면서도 우리가 한번쯤 겪었을 상황이다. 본인도 자기길을 찾아 떠나면서 떠나가는 친구들에게 서운한 마음을 갖는다.

작가와 나이대가 비슷해서 더 공감가는 얘기들이 많았고 비슷한 사건 사고들을 겪으며 성장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더 공감가고 그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다. 인턴십 제도라던지 태안 기름유출 사건 등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들이 나와 함께 흐르고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떠나는 젊은 사람들의 모습, 그러면서도 완전히 모순된 것처럼 보이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모습들이 나와 내 친구들과 참 닮았다. 인생에서 큰 결정을 하기까지의 길이 너무 멀어서 자칫 잘못 선택 했다가는 큰 실수를 범할 것 같고, 다시 되돌리기엔 너무 멀리 와버린것만 같은 기분이 들곤 한다. 이런 젊은이들의 고민들을 작품 속에 오롯이 녹여냈기 때문에 이 작품이 수상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몰입도 있게 빠져드는 전개와 적절히 섞여 든 메타포들이 이 책의 가장 큰 묘미인 것 같다. 방향이 정해져 있는것만 같아 달리느라 지친 영혼들, 내가 뭘 원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서 인생이 답답하다고 느껴지는 청춘들이 한번쯤 읽고 생각해보기를 권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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