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걷어내고 빛으로 ─ 『스파클』

스파클 (반양장) - 제18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 ㅣ 창비청소년문학 134
최현진 지음 / 창비 / 2025년 4월

소설의 주인공 배유리는 사고로 오른쪽 각막을 잃게 된다. 그런 주인공에게 나타난 기증자 x. 누군가의 불행이 주인공에게는 행운이 되었다. 오른쪽 각막을 이식받은 주인공이지만 마냥 밝게 살 수만은 없다. 함께 사고를 당한 동생은 식물인간 상태에 처해 있고, 사고 현장에서 자신을 두고 동생만 구한 할머니에 대한 원망이 자리하고 있으며, 부모님의 삶이 사고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기에 그렇다. 주인공은 x의 답을 구하는 것을 계속해서 미뤄둔다.

그러던 어느 날 유리의 눈에 눈송이 결정이 보인다. 이식받은 각막에는 문제가 없다는 병원의 진단을 받은 주인공의 생각은 x로 가닿는다. x는 본인이 반드시 구해야만 하는 문제라는 수학 선생님의 말처럼, 유리는 자신에게 각막을 준 기증자를 x로 놓고 그 값을 드디어 구해 보기 시작한다.

이 문제는 유리에게 너무 어렵다. 과거를 들춰봐야 하는 일은 동생과, 할머니와, 그 이전의 자신의 실수를 돌아보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과정을 인터넷 추모공간 속에서 만난 시온이 돕는다. 병상 옆자리에서 만난 기증자 이영준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편지를 쓰는 시온의 모습은 유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준다. 유리는 시온과 함께 영준의 고향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모든 과거와 직면하게 된다. 유리가 외면해 온 과거는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았다. 동생과의 한때는 즐거웠었고, 할머니는 유리를 버리지 않았고, 유리가 새로운 삶을 살게끔 도운 영준이 있다.

유리는 이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선택하려 한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부모님이 정해 준 답이 아닌, 책임감으로 점철된 미래가 아닌, 가슴 뛰는 삶을 선택하고 그것을 내뱉는 유리의 모습은 유리가 한층 더 빛나는 모습으로 성장했음을 보여 준다. 과거를 돌아보며 어느샌가 눈 속의 결정이 없어져 버린 유리처럼, 아픈 과거를 마냥 묻어 놓지 말고 그것을 극복해 나가자는 메시지가 돋보인다.

여전히 삶에 기적은 없다. 하지만 기적을 만들어 나갈 힘은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어둠을 걷어내야 비로소 빛이 보이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