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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찾아서 - 나를 찾아 줘! 두 번째 이야기
김탄리 지음, 홍그림 그림 / 밝은미래 / 2026년 2월
평점 :

『친구를 찾아서』(김탄리/밝은미래)
아이들이 쓴 문장을 읽다 보면 굳어있던 어른의 마음이 녹아내릴 때가 있다. 김탄리 작가의 신작 『친구를 찾아서』에서 “산이 녹슬었다”는 표현을 만났을 때가 그랬다. 단풍의 붉은빛에서 산화하는 시간을 떠올린 그 감각. 낯선 타인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일이 우리 삶을 얼마나 다채롭게 만드는지 보여주는 문장이었다.
전작 『나를 찾아 줘!』에서 편견 없는 사랑을 그렸던 작가는, 이번엔 조금 더 북적이는 관계의 숲으로 어린 독자를 초대한다. 전작의 주인공 지훈이의 평온한 일상에 변화가 생긴다. 절친 강이 곁에 전학생 다운이가 나타나면서 지훈이의 마음에 질투라는 가시가 돋아나기 시작한다. 소중한 친구를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은 오해와 상처를 만든다.
산새공원 은행나무 구멍을 지나 도착한 ‘햄스터 왕국’은 소통의 참모습을 되찾아주는 판타지 공간이다. 그곳에서는 사람도 강아지도 햄스터도 말이 통한다. 같은 말을 쓰면서도 서로 오해하고 질투하고 실수를 저지른다. 소통이 말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 장면은 조용히 일깨운다.
햄스터 왕국에서는 마법의 씨앗이 사라져 독수리의 위협에 시달린다. 씨앗을 되찾는 과정에서 지훈이는 강이와 다운이를 향한 자신의 마음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깨닫기 시작한다. 질투는 미움이 아니라 커다란 애정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누구나 소중한 걸 뺏기기 싫어해. 그건 질투가 아니라 그만큼 좋아한다는 뜻이야.”
자신의 감정에 움츠러든 아이들이 속마음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는 말이다.
모험의 끝에서 마주한 괴물의 정체는 이 작품이 숨겨둔 선물이다. 무서운 괴물이 사실은 자식을 지키려 그런 모습이 된 부모였다는 진실은, 겉모습만으로 누군가의 진심을 판단해온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누군가를 깊이 이해한다는 건, 겉이 아니라 그 이면의 굴곡까지 껴안는 일이다.
지훈이는 친구를 혼자 가지려는 욕심 대신, 관계가 넓어지는 기쁨을 아는 아이로 성장한다. 이기적인 듯해도 미워할 수 없는 토리, 헌신적인 산산, 용감한 강이, 따뜻한 지훈이. 서로 다른 빛깔의 친구들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릴 때, 다름은 하나로 완성되는 퍼즐 조각이 된다. 알로록달로록 서로 다른 색깔로 산화한듯 보이지만, 그 자체로 아름다운 낙엽으로 산은 물들고, 관계는 깊어진다.
질투가 친구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었음을 깨닫고, 관계가 넓어지며 마음이 여유로워지는 경험. 초등 저학년, 중학년 아이들에게 권한다.
2026.02.22
*이 글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글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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