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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정수 ㅣ 미생 4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미생 4편 줄거리
미생 4편은 네 가지 섹션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가 장그래가 소속한 영업3팀의 사업아이템의 선정에 대한 내용으로 사업 아이템 선정을 위한 여러 부서 간의 알력을 보여준다. 거기서 업무 추진 방식, 상사와의 소통 방법, 직장인들의 비애를 느낄 수가 있었다. 두 번째는 직장인들의 체력(건강)과 관련된 내용으로 피로가 누적된 오과장이 체력이 다해 힘들어 하는 모습 등을 또 이것을 어떻게 끈끈한 직장 동료애로 이겨나가는지를 보여준다. 세번째로는 장그래의 직장인으로 한 사람의 가치를 요구받는 섹션이다. 특히 신입사원이거나 그 당시 많이 느꼈을법한 스토리로 업무에 대한 능력에 대한 상사에게서의 질문을 받게되는 부분이다. 네번째로 영업3팀에 인원보충으로 박과장이라는 인물이 오게된다. 이 인물은 어느 부서에서나 싫어하는 사람으로 문제가 많은(?) 인물이다.
이번 4편에서 공감이 많이 갔던 부분은 장그래가 신입사원으로 능력에 대한 질문을 받게되는 부분인데.. 오과장이 장그래의 리포트를 보고 나서 던지는 말이다.
" 장그래씨, 이제 팀원이 돼 줘야지?"
많은 의미를 내포한 질문이다. 장그래에게 이제 한사람의 몫을 해야할 때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보통 신입사원이 되면 3개월의 유예기간을 준다. 이 때는 월급도 다 지급하지 않는 회사도 있다. 왜냐하면 아직 한사람의 몫을 못하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도 첫 직장에 들어갔을 때 위의 사수와 1개월을 함께 업무를 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1개월만 가지고 업무를 다 파악할 수가 있고 거기에 자기의 의견을 낼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회사는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장그래와 마찬가지로 좌절을 맛보았고, 내가 왜 이곳에서 이렇게 무안과 부끄러움을 당해야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필연의 성장통이다. 그 성장통을 겪어봐야지만 비로소 한사람의 몫을 하게 된다. 나의 경우는 신입사원때와 부서이동때, 두 번의 성장통을 경험했기 때문에 뼈저리게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한가지 더 회사의 용어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에 100% 공감이 되었다. 장그래가 동기들과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동기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이해를 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온다.
실제 나도 동기들 모임이 아닌 신입때 회사 내 미팅에 참석해서 참석한 사람들이 무슨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를 못하고 나온적이 몇 번 있다. 사수와 함께 참석한 때도 있었으나 혼자 참석한 경우도 있었다. 그 때는 정말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 지를 도저히 알 수 없어 '확인 후 알려드리겠습니다.' 라고 녹음된 메세지처럼 말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속한 업계가 반도체 관련 업종이라 전문용어집이 존재할 만큼 많은 용어들이 있고 회사마다 조금씩 다른 용어로 사용으로 10년이 넘게 업계에 있지만 아직도 생소한 용어들을 가끔 접하기도 한다. 그렇기에 용어들, 약어들을 모르는 경우 대화가 되지 않고 이해도가 떨어져 업무를 잘 못 이해하거나, 진행이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경험이 있기에 이번 에피소드가 더욱더 공감이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직장인들이 미생을 보고 공감을하고 열광하는 이유가 바로 이러한 직장인들이 경험했을 법한 스토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세월 자충우돌했던 신입사원 때를 추억하기도 하고 아니면 현재 진행형으로 공감을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공감 스토리를 바둑과 연계해서 풀어나가는 작가의 능력도 미생이라는 작품을 단순한 직장인 만화가 아닌 더 고급화된 스토리가 가미된 작품으로 느끼게끔 한다. 거기에 올컬러 인쇄 및 고급용지는 소장할 수 밖에 없는 매력을 가진 단행본 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