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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서 예수님을 만났다
맥스 루케이도 지음, 윤종석 옮김 / 포이에마 / 2012년 10월
평점 :
절판
만약 우리 동네에 예수님이 사신다면 어떻게 될까?
나쁜 짓 하다가 걸릴까봐 불안할 것 같다. 늦은 밤 회사에서 회식 후 술냄새가 풍기는 모습으로 귀가하다가 집 앞 길모퉁이에서 예수님을 만나게 되는 건 아닌지, 동네 마트에서 장을 보다 장바구니에 맥주 1~2캔을 담아오다 들키지나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불안하다. 거룩하지 않은 모습으로 예수님을 만나게 된다면 위로보다는 부끄러움이 먼저 앞설 것 같다. 예수님께 보이고 싶지 않은 바로 현재의 내 모습이다. 예수님은 이러한 내 모습을 다 아신다. 하지만 대놓고 보여드리기는 미안하지 않겠는가? 이런 내 모습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자상한 모습으로 나에게 손을 내밀어 주신다.
저자는 하나님이시자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신 예수님에 대하여 그 분이 만나신 사람들과 그분이 걸으신, 찾아가신 곳들이 어떤 곳인가를 살펴봄으로써 2천년 전에 우리의 이웃으로 오신 예수님을 현재의 우리의 모습으로 우리의 이웃으로 재해석하여 설명해 준다. 첫번째 예수님이 만나신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실패한 사람, 절박한 사람, 낙심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 슬픈 사람, 지친사람 들이다. 어떻게 보면 인생에서 낙오한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러한 사람들의 이웃으로 오셨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 (마 9:12)
그 중 낙심한 사람의 장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너무 늦었다" 고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은 "아직 늦이 않았다"라며 찾아오신다. 베드로에게 그렇게 하셨다. 베드로가 예수님이 잡히시던 밤에 예수님를 세 번이나 부인하고 도망쳐 버리고 다시 어부 생활로 돌아간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다시 베드로를 찾아오셨을 때 다시 기회를 주셨다. 최근에 낙심할 일들이 많이 있었다. 경제적인 부분이 있었고 직장생활에서의 문제 및 신앙적으로도 바닥을 치고 있다는 생각으로 아무것도 계획할 수 없었고 귀찮기만 하고 그냥 되는대로 살아야지 라는 생각 아니 그런 생각도 하지 않으며 살아오고 있었다. 이 책을 처음 접할 때도 단순 신앙서적이려니 하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으나 나의 변화를 이끌어줄 마중물이 되긴 충분했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둘째 날 늦은 밤 아내와 다투었다. 집에 있기 싫어 무작정 나와 버렸다. 마트에 가서 술이라도 사와서 마셔야 겠다는 생각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 낮에 읽었던 책이 생각이 나서 나의 발길을 집 근처 교회로 돌렸다. 지하실에 있는 본당에 가만히 앉아서 기도가 아닌 이런 저런 넋두리를 내뱉었다. 최근 5~6년간 이렇게 교회에 혼자 찾아와 기도해 본 적이 없었다. 마음이 다시 안정이 되고 위로가 되는 느낌이었다. 그 다음날 부터 다시 아내와 화해하고 밤에 애들을 재우고 두사람이 함께 말씀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의 이웃으로 오신 예수님은 나의 낙심될 때, 그리고 답답할 때 나에게 위로를 주시는 분이었다. 언제나 나에게 손 내밀고 손을 잡아주시려 하시지만 애써 외면하고 살아온 인생이었다. 마치 벼랑에 매달려 떨어질 위기에 있는 나에게 손을 내밀고 잡아주시려 하지만 나는 그 손을 보지 못하고 다른 의지할 지푸라기를 찾고 있는 격이다. 이제는 그 손을 마주 잡고 언제나 나와 함께 하시는 이웃인 예수님을 바라보며 살아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