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2009년에 발생된 용사참사를 계기로 국가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되었다. 현재 대한민국에 어떤 국가관을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앞으로 어떤 국가를 지향하는지에 대해 밝히는 여러모로 고민하고 쓴 책이다. 저자는 먼저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을 여러 철학자들의 책으로 부터 찾기 시작한다.

첫째로 국가란 사회 계약을 기원으로 보는 토마스 홉스의 이론이 있다. 이것은 외부침략의 위협에서 인민의 생명과 안전,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정당하게 행사하도록 국가에 권력을 위임한 것이다. 바로 합법적인 폭력(군대, 경찰 등)에 정당성을 부여한 것이다. 홉스에게는 전제 군주제가 아주 이상적인 국가 형태였던 것이다.

하지만 전제군주제는 입헌군주제나 공화제 국가를 꿈꾸는 자유주의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것이 바로 둘째 자유주의 국가론이다. 자유주의 국가론을 주장하는 대표적인 철학자들은 존 로크, 애덤 스미스, 존 스튜어트 밀이다. 먼저 존 로크는 홉스의 사회 계약론에 동의를 했지만 사회 계약을 어느 한 사람이 아닌 사회 다수파에게 권력을 양도되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다수파 대표로서 권력을 장악하는 사람은 법률에 의해 통치하는 이른바 법치주의 국가를 지향하였다. 국가 권력은 국민의 평화와 안전, 공공복지를 위해서만 사용해야 하며 법치주의에서 일탈하는 권력은 정당성을 상실하므로, 그런 권력에는 복종할 의무가 없다고 하였다. 애덤 스미스는 국가를 국민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는 국가는 특별한 일을 제외하고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하였다. 그의 유명한 책 국부론에서 주장 하는 바와 같이 국민의 부가 국가의 부로 국민이 경제 활동을 방해하는 국가의 간섭과 규제를 반대하였다. 존 스튜어트 밀은 홉스의 사회계약론과 로크의 법치주의에 동의하고 이에 한발 나아가 국가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되 다른 사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셋째로 국가를 바로 본 시각으로는 마르크스의 계급사회의 도구로서 국가론이다. 마르크스에게는 이런 국가 권력은 하나의 계급이 다른 계급을 억압하는 존재하는 힘을 조직할 뿐이었다. 그래서 개인의 평등과 자유를 위해 국가는 없어져야 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국가론은 그의 추종자들이 거의 사라진 이 시대에서는 틀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넷째로 누가 다스려야 하는 측면에서의 플라톤의 목적론적 국가론이 있다. 플라톤은 철학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철학자는 단순한 철학자가 아닌 선과 정의를 알고 있는 진리의 소유자(철인)로 그가 이상적인 국가로 다스릴 수 있다고 하였다. 그와 비슷한 측면으로 덕이 있는 군자가 왕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맹자가 있었다. 현실정치와는 동떨어진 국가관이라 할 수 있겠다.

 

국가의 본질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국가는 선과 악을 동시에 행하기도 한다. 정의를 실현하는 동시에 불의를 자행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 국가의 질서 속에서 인간은 어떻게든 그것을 변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방법은 2가지이다. 폭력을 사용하여 모든 것을 바꾸는 사회혁명과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점진적 개선하는 것이다. 사회혁명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어느 누구도 기존의 질서를 한번에 뒤엎어버리려는 시도를 단번에 하지 않기 때문이다. 점진적 개선을 하기 위해 여러 번 시도한 결과 모든 방향에서 그 길이 막혀있을 때 도저히 변혁의 길을 찾을 수 없을 때에야 말로 혁명이 일어나는 것이다. 바로 2011년에 있었던 이집트와 리비아 사태가 그러하다.

이런 선인들의 국가에 대한 철학적인 생각들을 나열하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국가는 정의를 수립하는 국가이며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하는 국가, 인간으로 존중하는 그런 훌륭한 국가이다. 그런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저자는 다짐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저자가 2011년 진보정치를 선택하게 되는지를 어렴풋이 남아 깨닫게 되었다. 아마도 책에 나오는 베른슈타인을 그 인생의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베른슈타인은 비록 독일의 사회민주당 지도자로 마르크스 주의자였지만 당시 독일의 실정에 맞는 수정주의를 선택함으로서 현실정치에서는 실패했지만 역사에서는 승리했다고 할 수 있는 인물). 작금의 현실정치에서는 비록 인정 받지 못하더라도 좀더 먼 미래를 바라보며 이상적인 가치 실현을 위해 진보정치를 다듬어 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는 것이 조금이나마 느껴진다. 유시민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정치인이자 지식인이다. 그의 저서도 많이 접하고 있다. 비록 아직은 그의 진정성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의 행보에 대해 이해를 하고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리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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