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글감옥 - 조정래 작가생활 40년 자전에세이
조정래 지음 / 시사IN북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그 유명한 대하 역사 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으로 유명한 조정래 작가의 에세이로서 여러 대학생들의 질문들을 간추려 그의 작품에 대한 이야기 및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서 쓴 문답형식의 에세이다. 답문 중에 성장과정 및 작가가 된 배경이라든지, 작가의 사회관, 역사관, 민족관등이 포함되어 있고, 그리고 작가에게 필요한 자질 등에 대한 조언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작가의 말에서 이 책으로 자서전을 대신한다고 언급하여 자서전으로서의 특징이 강하다.

 

조정래 작가는 작가의 중요한 마음가짐으로 시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진실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작가는 인류의 스승이며, 그 시대의 산소다라는 말로 자신의 작가의 인생사를 이야기한다. 진실을 다루기 때문에 작가는 언제나 진보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이 생각이다. 그는 언제나 민중을 다루려고 하였고 그러한 정신이 <태백산맥> 속에서 우리가 지금 이 시대에도 빨갱이라고 생각하는 빨치산들이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역사가 사회가 그들로 하여금 지리산으로 오르게 하였고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였다. 그런 작가정신으로 말미암아 11년간이라는 기나긴 긴 시간 동안 <태백산맥>의 국가보안법 위법에 대한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고통스럽지만 굳건하게 버틸 수 있는 힘이 되었던 것이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중국시인 구양수의 말을 인용하여 삼다(三多), 많이 읽고, 많이 사유하고, 많이 쓰라고 조언한다. 많이 읽으라는 측면에서는 구체적으로 세계문학 100, 한국 문학 100, 시집 100, , 단편소설 100, 역사, 사회학 도서 100권 등 500권을 읽은 뒤에야 글을 쓰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단어의 중요성을 일깨우면서 국어 사전을 언제나 살펴볼 것을 주문한다. 다독을 하면서 여러 단어들의 그 쓰임새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고 사전을 통해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을 하여야 다양하고 그 상황에 맞는 섬세한 표현을 할 수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끈기가 있어야 함을 자기의 경우를 들어 전달해 준다. 매일 16시간 가량 하루에 30매의 분량 글쓰기, 20년간 술을 입에 대지 않기 매일 아침 6시에 기상하기 이런 일들이 가능했던 이유는 작가자신이 글을 쓰는데 크나큰 즐거움이 있어 몰입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그러한 끈기와 글쓰기의 즐거움이 고문과도 다름없는 글감옥의 고통 속에서 견딜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한 끈기를 전해주기 위해 아들과 며느리에게 <태백산맥> 베끼기를 시켰고 그것을 또 이행한 아들내외는 참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그 분량이 4년 동안 매일같이 하루에 1시간씩 글을 써야 가능한 분량이기 때문이다.)

 

대하 소설 <태백산맥>, <아리랑>, <한강> 이 세 소설은 책의 양 때문에 언제 한번 읽어야지 하면서도 선뜻 손을 대기가 힘들었었다. (그런 의미에서 <토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올해를 시작으로 꼭 이 책들을 읽어야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 이유인즉 나의 역사에 대한 지식 부족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우리의 역사는 친일과 권력에 의해 반쪽자리 역사임을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 땅에 조정래 라는 작가가 있음을 감사하게 된다. 그의 20년간의 노고가 없었다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알 수 없었을 뿐더러 내가 알고 있는 단편적 역사가 모두인 냥 후세대에게 그 것을 그대로 되물림하지 하였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작가의 역사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되었고 작가뿐만 아니라 이러한 진실을 지키고 물려주려는 노력은 우리 세대에게도 절실히 필요한 것임을 다시 한번 되씹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