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택배 기사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김희우 지음 / 행성B(행성비)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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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택배 일을 시작하기 전까지 나이 스물여덟, 학력 고졸, 직업 없음, 통장 잔고도 없음, 사업 실패와 사람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한 은둔형 외톨이 생활 1년 6개월째를 보내는 상태였다.

그는 자신의 모습을 세상 사람들이 '정상'이라고 정의하는 삶의 궤도를 이탈한 상태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떤 삶의 궤도를 따라왔든 그 안에서 누구나 위기의 순간은 있을 것이고 중요한 것은 그런 위기를 대처하는 그 사람의 태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에 제일 중요한 건 태도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 책이 그런 좋은 태도를 많이 보여주고 있었다.

그는 1년 6개월의 은둔형 외톨이 상태를 깨고 세상 밖으로 나왔고, 자신의 상황에서 최선의 직업이라고 판단해 택배기사라는 직업에 뛰어들었고, 택배 업무의 시스템을 개선하고 작업 환경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도 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이 타인에 의한 것이 아니고 스스로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일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택배 일과 교사의 일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읽다 보니 일이라는 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비슷한 성질을 가진다는 걸 깨달았다.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그가 한 시도들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 방법들은 분명 내가 지금 하는 일에도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직업인의 자세와 태도에 관한 이야기인 것이다. 이것이 내가 택배 일을 하고 있지 않아도 택배 일을 꿈꾸지 않아도 이 책을 읽을 수 있는 이유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나중에 내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까, 나는 어떤 직업이든 응원해줄 수 있을까를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답은 심플했다.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고 현재의 노동으로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책임감이 생긴다.

최소한의 존엄성과 인간다운 생활이 보장되고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질 수 있다면 앞으로 내 아이가 어떤 직업을 가진다고 해도 응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부디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에서 이런 것들이 특정 직업에만 해당되는 내용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택배 일은 나에게 '나만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이었다. 땀을 흘린 만큼 돈이 들어오는 정직하고 투명한 일, 나쁜 생각이 끼어들 틈도 없이 끊임없이 몸을 움직여야 하는 일이 택배였다. 하루치 일을 무사히 마치고 안도감과 작은 성취감을 느끼고, 고객들의 감사 문자와 통장에 찍히는 숫자가 점점 늘어갔다. 그러는 사이 한동안 잃어버렸던 내 삶을 새로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나는 남들처럼 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했다.

남들보다 특별해야만 사랑받고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세상에서 내 아이와 내 학생들을, '나는 남들처럼 특별하지 않아도 특별하다'고 스스로 다독일 수 있는 단단한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로서, 교사로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더불어 내가 매일 받는 택배가 어떤 과정을 통해 오게 되는지, 왜 내 택배는 자꾸 곤지암에 가 있는지 같은 재미있는 택배 시스템 관련 이야기를 읽는 재미도 쏠쏠한 책이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

도서를 지원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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