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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집 - 불을 켜면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말들
안희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1월
평점 :
언젠가 시에 관심이 생겼을 때 추천을 받아 처음으로 구입해서 읽었던 시집이 안희연 시인의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 였다.
시의 매력을 처음으로 느끼게 해줬던 그 시집 이후로 이번엔 안희연 시인의 산문집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에서 자신을 단어 생활자라고 소개한 시인은 생활 속에서 만난 단어들을 노트에 적어보기도 하고 알사탕처럼 입에 담아두기도 하다가 짧은 이야기와 함께 풀어낸다.
차례 페이지에 소제목으로 쭈욱 적힌 단어들(삽수, 라페, 휘도, 잔나비걸상, 가시손, 플뢰레, 벼락닫이, 덖음, 모탕, 끗 등등)은 사실 봤을 때 바로 그 뜻이 떠오르지 않는 단어들이 더 많았는데 그래서 어떤 페이지들은 궁금함에 먼저 열어서 읽기도 했다.
📖 가장 비문학적인 단어들에서 가장 문학적인 순간을 길어 올리는 '단어 생활자' 안희연의 따뜻한 허밍
따뜻한 책 소개만큼이나 단어와 생활과 주변을 이어주는 시인의 따뜻한 시선이 빛나는 책이다.
🔖단어 하나로도 나를 지킬 수 있다. 단어가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려 한 사람의 집이자 우주가 된다는 것. 참 따뜻한 움막이다. 뜻밖의 신비다.
🔖문학의 좋은 점 중 하나는 슬픔이라고 말하는 대신 복숭아라고 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슬픔은 안으로 감추고 복숭아 이야기만 실컷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