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끼리야 - 제4회 웅진주니어 그림책 공모전 우수상 웅진 당신의 그림책 7
고혜진 지음 / 웅진주니어 / 2022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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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끼리야』

고혜진 그림책  
웅진주니어 출판 
2022년 12월 23일 발행

▶작가 소개
고혜진님은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2015년 한국 안데르센상 창작 동화 은상을 수상, 2016년 볼로냐 국제 아동 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 2017년 나미 국제 콩쿠르에서 입선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내가 그려 줄게  곰 아저씨의 선물  꼭 한 가지 소원  등이 있습니다.​



코끼리를 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우리나라에는 코끼리가 없기 때문에 누구든 동물원에 가야 한다고 말할 거예요. 아니면 서커스장에서 공연하는 코끼리를 떠올릴지도 모르겠어요. 또 코끼리를 타고 관광을 할 수도 있다고 하겠지요. 

코끼리는 어디에 사는 동물일까요?
이 질문에는 당연히 물이 있고 풀이 하늘하늘거리는 아주 넓은 들판에 산다고 할 거예요. 그런데 코끼리는 왜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 작가는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아요. 저도 처음 이 그림책을 읽었을 때는 그냥 코끼리에 관련된 그림책인 줄 알았거든요. 우리나라 그림책 작가님의 수준이 너무 높아져서 숨은 의도를 찾아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공부하시는 분들은 그림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어떤 곳에 위치하고 있는지, 크기가 색감까지도 의미를 전부 찾아냅니다. 그러나 저는 전문인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독자의 입장에서 그림책을 바라보려고 합니다. 그만큼 이 그림책은 많이 어렵기도 했고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나는 코끼리야> 제목이 말하고 있듯이 판화기법으로 거친 듯 세밀하게 표현된 코끼리가 주인공입니다. 코끼리는 빨간색으로 표현되어 있고, 주변에는 초록색 계열에 높은 나무가 있습니다. 코끼리가 빨간색으로 표현되어 있다는 것은 뭔가 강조하고 싶다는 의미로 보이기도 하고, 경고를 하거나 불안함으로 느껴지기도 하네요. 제가 그렇게 느꼈던 이유는 코끼리는 원래 회색 계열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많은 색 중에 빨간색으로 표현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물음에 대한 생각은 독자들이 더 자유롭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그림책 작가가 생각하지 못했던 독자들의 생각들이 나오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것이 그림책의 매력이니까요.​

표지에는 빨간색 코끼리 한 마리가 그려져있다면 면지에는 검은색 코끼리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림자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아주 많이 그려져 있어요. 엄마 코끼리도 있고, 새끼 코끼리도 있습니다. 여러 형태의 코끼리 그림자가 보이는데 전부 초원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코끼리로 보입니다. 이 그림책이 어려운 분들은 앞, 뒤 면지를 보면 조금 더 이해가 될 거예요. 저는 앞면이지만 소개했습니다. 뒤면지는 직접 그림책으로 확인하면 좋을 것 같아요.​

<나는 코끼리야>는 고요한 밤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코끼리가 굉장히 많이 무리 지어 다니네요. 해가 뜬 낮에는 물이 있는 곳에서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건 코끼리들의 행동이 아닌 배경색에 있는 것 같습니다. 붉은색 배경과 초록색, 그리고 검은색과 하얀색의 대조를 이룹니다. 그래서 빨간색이 더욱 눈에 잘 띄고 강조되어 보이네요. 반면에 검은색으로 표현되어 있는 코끼리와 나무도 말이죠. 검은색으로 표현된 부분은 판화의 느낌을 더욱더 잘 살려줍니다. 붓으로 부드럽게 그려낸 그림도 좋지만 거친 판화의 느낌이 그림책이 주는 메시지에 강력한 힘을 만들어주네요. ​



용감하진 못해도 나는 어디든 갈 수 있어.
큰 강도, 깊은 숲도.

힘이 세지 못해도
나를 지켜 줄 가족이 있고,

빨리 달리진 못해도
언제든 먼 여행을 떠날 수 있어.

<나는 코끼리야> 중에서


<나는 코끼리야>그림책 중에서 글을 조금 발췌해서 글만 봐도 너무 좋습니다. 물론 저자가 주고 싶었던 메시지에서는 완전히 벗어나지만, 이 글을 읽으며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어떤 건 못하지만 어떤 건 잘할 수 있다는 걸 찾아낼 수도 있을 거예요. 아이들과 함께 용감하진 못해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힘이 세지 못해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빨리 달리진 못해도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이야기꽃을 피워보는 것도 재미있겠어요. ​

대충 보면 새끼 코끼리가 혼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에는 어미 코끼리가 굉장히 큰 존재로 표현되었어요. 엄청 넓고 큰 나무가 많은 숲속에 새끼 코끼리 혼자 있는 것 같지만, 어미 코끼리가 보입니다. 어미 코끼리에는 다른 풀들이 보입니다. 하지만 코로 교감하고 있는 것을 보니 짠하기만 합니다. 미술관에서 그림을 관람할 때 그림을 가까이에서 보거나 거리를 두고 보는데,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입니다. 이 그림도 가까이 보다가 거리를 두고 전체적으로 보니 느낌이 정말 달랐어요. 어미 코끼리의 모습이 더 도드라져 보여요. 아기 코끼리를 바라보는 어미 코끼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나는 코끼리야>그림책을 보면서 아이들과 코끼리가 사는 곳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고, 우리가 봤던 동물원 코끼리를 다시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동물을 마음대로 잡아서 동물원에 두기도 하고, 관광을 위해 사용하기도 하고, 서커스에서 사람들의 즐거움을 위해 훈련을 시켜서 관객들에게 보이기도 합니다.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있는데, 아이들과 충분히 이야기 나눌만한 주제인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그런 뜻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냐며 다시 넘겨보고 또 넘겨봤습니다. <나는 코끼리야>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단정 지어 결론을 낼 수는 없지만, 여러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올해는 많은 분들과 이 그림책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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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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