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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온 - 서바이벌 가상현실 몬스터 게임
김재헌 지음, 양규완 그림 / 사파리 / 2022년 8월
평점 :
<판타지온>
글 김재헌
그림 양규완
사파리 출판
2022년 8월 30일 발행
<서바이벌 가상현실 몬스터 게임 판타지온>이라는 제목과 표지 그림만 봐도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소재의 동화책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컴퓨터나 게임기, 스마트폰으로 하는 게임은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고 있으며 vr 기기로 하는 게임도 쉽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동화책에 가까운 미래에 등장할 것만 같은 가상현실 게임이 나온다. 아니 이미 나와서 누군가는 즐기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동화는 초2 막내가 꼭 보고 싶다고 해서 선택했다.
등장인물을 살펴보니 모두 게임 닉네임을 가지고 있고, 게임만 잘 하는 친구들이 아니라 개인 능력도 탁월하며 게임을 즐기는 친구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동화 속 게임을 개발한 게임 개발자는 명문대를 수석 졸업했고, 수재이며, 내놓는 게임마다 대박을 터뜨려 돈까지 쓸어 담고 있어 어린이들에게 우상과 같은 존재이다.
어떤 동화책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이템 소개 부분이 눈에 띄었다.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좋아할 것 같은 물건들이 아주 가득하다. 그중에 브레인 캡이라는 아이템이 있는데 머리에 쓰면 가상현실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책을 읽은 우리 아이들도 브레인 캡이라는 아이템이 진짜 신기하다고 말할 정도이니 가까운 미래에는 이런 걸 쓰고 게임을 하지 않을까 잠깐 상상을 했다.
빛이 거의 들지 않는 숲이다. 온통 수풀이 우거지고 곳곳에 바위가 널려 있어서 금방이라도 뭐든 불쑥 튀어나올 것 같았다. 로한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슬슬 나올 때가 됐는데..."
<판타지온> 중에서
처음부터 긴장감이 고조된 글로 시작된다. 도대체 무슨 일일까 긴장하면서 읽어내려갔다. 몬스터 트레이너 '카이넥스' 배로한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긴장감은 책장을 한 장 넘기면서 해소되었고, 웃음이 절로 났다. 게임을 하고 있는 배로한은 게임 속에서 몬스터를 트레이닝하기 위해 굉장히 심각하게 애쓰고 있었는데, 게임을 하던 배로한에게 게임을 그만하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면서부터 나 역시 엄마의 잔소리를 생각하며 현실로 돌아왔다. 역시 동화 속에 엄마도 똑같았다. 조금 다른 점은 이 엄마는 아이가 게임을 스스로 그만할 때까지 기다려준다는 것이다.
배로한은 큐렌이라는 유기견을 키우고 있는데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산책을 시켜준다. 큐렌의 산책 시간이 다 된 것이다. 로한이는 게임 레벨을 달성하고 세계적인 게임 회사 '아큐렌 게임즈'의 새로운 게임 베타테스터에 응모를 하게 된다. 이 게임은 4년 동안 아큐렌 게임즈에서 개발한 브레인 캡을 쓰고 참여하는 테스터이다. 게임마다 초등학생 1명씩, 총 5명을 선발하게 된다. 시작부터 벌써 재미있네!
1장을 읽어나가는데, 나도 모르게 동화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이 쭉쭉 읽어나가게 되었다. 내가 읽기 전부터 아이들은 읽고 또 읽었다. 나도 직접 읽어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글 밥 많은 책을 싫어하는 막내도 2탄은 언제나오냐며 아우성이다.
다시 책으로 돌아와서 배로한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베타테스터 발표 날이다. 교실에서 친구들도 베타테스터에 선발될 아이들이 누군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아큐렌 게임즈 회사에서 나온 게임은 엄청나게 유명해서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도 가끔 한다고 한다. 발표시간이 되고 반 친구들이 누가 뽑혔는지 확인했다. 역시 판타지온 베타테스터에 배로한이 선발되었다.
로한이는 한쪽 눈만 살짝 떠 보았다. 책으로 가득한 둥근 방이다. 브레인캡을 쓰고 빨간 버튼은 누르자 번쩍하는 눈부신 빛에 본능적으로 눈을 감았는데, 떠 보니 이곳이었다. 로한이는 살그머니 다가가 책을 만져 보았다. 딱딱한 책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낡은 책 특유의 먼지 냄새도 났다.
"와, 이럴 수가. 대체 여기가 어디지?"
"이곳은 판타지온이랍니다."
<판타지온> 중에서
이럴 수가.. 가상 현실 세계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질감과 냄새까지 느낄 수 있게 되는 걸까? 진짜로 그렇게 된다면 가상 현실과 진짜 현실을 구분 못 할 수도 있을 거라는 무서움도 잠깐 느꼈다. 물론 이런 종류의 책과 영화를 엄청나게 좋아하기 때문에 더 몰입했을 수도 있다. 베타베스터에 선정되었으니 직접 아큐렌 게임즈 회사에 들어가서 아큐렌님도 직접 만나보고 게임을 거기서 테스트하나 했더니 헬멧이 집으로 배달되었고, 집에서 테스트를 하는 것이었다. 이 부분에서 아이들이 쫑알쫑알 말이 많아졌다. 이제는 직접 만나지 않고도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상 현실로 만나고, 가상 현실로 만나는 걸로 만족하는 세상이 오고 있음을 요즘 조금씩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판타지온>에서는 가상 공간에서 초등학생들 중 게임을 제일 잘하는 다섯 명이 만나 게임을 하게 된다. 몬스터 서바이벌 게임에서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 계속 보게 되는 흥미진진한 게임 속 이야기는 아이들이 상상하며 재미있게 읽기에 충분한 동화책이다. 이 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이 동화책은 2022년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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