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Dear 그림책
강현선 지음 / 사계절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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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강현선 그림책 
사계절 출판 
2021년 8월 31일 발행

◆ 작가 소개

강현선 님은 10여 년 전 아프리카에서 열린 월드컵을 보며 피부색이 다른 아이들이 하나가 되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책 너는 날>에 그림을 그렸고, 그림책 <파란 자전거>를 냈습니다.



2021년 여름방학에 무얼하며 보내셨나요? 저희는 코로나 때문에 2년간 바다, 계곡 근처에도 가지 못 했습니다. 예전에 여름방학이 되면 초록색이 가득한 밭을 지나 초록잎이 무성한 나무가 많은 구불구불한 산 길을 지나 시원한 냇물이 있는 계곡으로 가서 물놀이도 하고 다슬기도 잡고, 시원한 계곡 바람이 불면 오히려 추워서 오들오들 떨며 더위를 피해갔는데, 올 여름도 에어컨 풀 가동한 실내에 있었네요.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해가 반짝반짝 내리 쬐는 더운 여름에는 꼭 시원한 계곡이나 바다로 놀러가고 싶어요. 

햇볕이 강렬하게 운동장을 내리쬐고 있는 듯한 느낌의 노오란 바탕색은 여름방학의 절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름방학>은 피부색이 달라도 공을 차며 하나가 되어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처음 봤을 때는 형태만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머리에는 눈, 코, 입이 그려져있지않고, 머리카락도 없이 둥근 머리 형태만 그려져있습니다. 반바지와 반팔티를 입고 있는 듯 하지만 옷도 그려져 있지 않아요. 하얀색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바탕색에 따라 다른 색깔로 변합니다.

 낯설게 느껴지는 아이들의 모습, 혹시 우리가 실제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었던 건 아닌가 생각했어요.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 어색하고 낯설어서 자꾸 보지 않으려고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그림책 속 그림이 너무 어색했는데, 신기하게도 보면 볼 수록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당연하게 보여야하는 눈,코,입이 없어서 어려웠던 그림 속에서 그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어요. 진하게 찍혀있는 동그라미도 아닌 흐릿한 형태만 찍혀있는 동그라미도 축구공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면지에 그려진 작은 버스 한 대. 
작가님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버스가 출발하려고 하는 것 같기도하고, 이미 저 멀리서 달려오고 있는 버스같기도 합니다. 저 버스 안에는 누가 타고 있을까 궁금증을 불러일으킵니다. 

스탬프 아트를 너무 예쁘게 표현한 이 그림을 보면 같은 모양을 반복해서 찍으며 산과 들을 표현하고 있어요. 모양은 같지만 색깔과 색의 농도가 달라서 물결을 치며 움직이는 것처럼 착시현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필요한 곳에 도장을 찍어서 그림을 완성한 것이 아니라 도장을 먼저 찍어서 모양 종이를 만든 후에 배경 그림에 맞춰서 오려 붙여서 만든 것 같아요. 아이들과 스탬프 아트를 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좋은 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버스가 커다랗게 보이면서 강현선 작가의 그림책 <여름방학>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빨간 버스 안에는 공을 들고 창밖을 보고 있는 아이와 장난을 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 아이들은 여름방학이 되어 버스를 타고 놀러 온 모양입니다. 

 밝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짐을 들고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네요. 공을 차면서 천천히 가고 있는 친구도 보이구요. 그런데 풀숲에서 조용히 지켜보고 있는 피부색이 다른 친구가 있어요. 뭔가 엄청 자세하게 그리지 않았는데, 움직임과 동작이 너무 디테일합니다. 인물의 움직임, 손가락 모양, 팔과 다리의 모양만으로 그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어떤 기분인지 자꾸 유추하게 만들어요. 지켜보는 아이의 손가락 모양만 봐도 마음이 짠해지는 느낌이 들게합니다. 

  나무 그늘아래 텐트를 치고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합니다. 여름에는 뭐니뭐니해도 물놀이입니다. 냇가에서는 물을 뿌리면서 신나게 놀고 있어요. 공을 가지고 온 아이는 공을 차면서 놀아요. 그런데 한 쪽 구석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무리들이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있으면서 가까이 다가갈 수 없습니다. 작은 움직임 속에서도 함께하고싶은 그들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이루어져있기 때문에 작가님께서 구도에 더 신경쓰신듯 합니다. 배경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으니 독자들은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그림으로만 이해해야합니다. 글 없는 그림책은 그림에 더 집중하게 만듭니다. 다양한 앵글을 통해 등장 인물을 가까이에서 보기도 하고,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기도 합니다. 

우연히 '공'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피부색이 다른 무리들이 만나게 됩니다. 공을 차면서 물로 들어가기도하고, 모래를 차기도 합니다. 모래의 움직임까지 스탬프 아트로 표현했어요. 물과 빛은 수채화 물감으로 표현했습니다. 물과 빛은 뚜렷한 경계가 없어서 수채화 물감의 번짐 효과가 모든 것을 어우러지게 만듭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면서 붉은 노을이 생길 때까지 아이들은 계속 축구를 했습니다. '공'이 매개체가 되어 문화가 다른 아이들이 함께 놀 수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는데, 피부색이 다르다고해서 마음의 문을 닫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축구공'처럼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줄 수 있는 매개체는 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여름방학>그림책의 특별한 점은 스탬프 아트 작업을 즐겨하신다는 강현선 작가님의 스탬프 아트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거예요. 도장 문화는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권에만 있었다고 하는데요. 스탬프 아트는 나무나 고무에 모양을 새겨서 하나로 찍거나 여러 개의 모양을 조합해 찍어서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는 거예요. 예전에 도장 만든다고 지우개로 모양을 파서 여러 색 물감을 마구 찍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예쁜 모양의 도장이 많아요. 아이들과 스탬프 아트를 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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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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