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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김용택 지음,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1년 7월
평점 :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글 김용택
그림 주리
바우솔 출판
2021년 7월 19일 발행
◆ 작가 소개
김용택 님은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습니다. 정년퇴직 이후 시골 마을과 자연을 소재로 소박한 감동이 묻어나는 시와 산문들을 쓰고 있으며, 윤동주문학대상,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습니다. 시집으로 <섬진강><맑은 날> 등이 있고 동시집<콩, 너는 죽었다> <너 내가 그럴 줄 알았어>, 그림책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등이 있습니다.
그린이 주리 님은 서울예술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습니다. 그린 책으로는 <달팽이 학교> <한계령을 위한 연가> <할머니 집에 가는 길> 등이 있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글과 주리 화가의 그림이 만나 아름다운 그림책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이라고 했기 때문에 김용택 시인의 시가 쓰여있는 줄 알았는데 가슴 절절한 울림이 있는 이야기가 들어있네요. 표지를 활짝 펼치면 하나의 그림으로 되어있어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표지 그림을 보고도 아무 느낌이 없을 거예요. 이 책을 읽어 본 저는 이 표지만 봐도 울컥, 눈물이 핑, 가슴이 찡, 가슴이 절절해지는 감동이 찾아옵니다. 구름이 별로 없는 굉장히 맑은 날씨에 혼자 길을 걷고 있는 한 사람, 다행히 길에 줄 지어 서 있는 큰 나무가 그 사람에게 그늘을 만들어 주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면지는 황토빛 자갈길이 그려져 있네요.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곳은 흙으로 된 자갈길을 찾기가 힘들어졌어요. 산에 올라가야 밟을 수 있는 자갈길, 그 당시 주인공이 살았던 동네는 온통 비포장 도로였을 거예요.
"학교 가는 발걸음이 무겁다. 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 이름이 교문 앞 게시판에 붙은 지 3일째다. 학교에 가자마자 집으로 돌려보내졌다. 차비가 없어 집까지 걸어가야 한다. 자취집도 들르지 않고 집을 향했다. 길은 비포장 자갈길 사십 리다."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중에서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은 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사람으로 시작합니다. 육성회비를 내지 않은 아이는 학교에 못 들어갔다고 합니다. 자취집을 지나 집으로 간다고 하는 걸 보니 학교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나봅니다. 돈이 없으니 부모님이 살고 있는 집으로 갑니다. 거리가 비포장 자갈길 사십 리입니다. 10리에 약 4키로 정도 되니까 16키로를 걸어서 가야했네요. 아이가 발팔을 입을 걸로 보아 여름인 것 같습니다. 버스비도 없는 아이는 한 여름에 16키로를 걸어가야했어요. 말이 쉽지 16키로를 걸어가려면 반 나절은 걸어야 했을거예요.
유난히 도드라져보이는 자갈길은 굽이 굽이 어찌나 길게 보이는지, 저런 길을 얼마나 더 걸어가야 할까, 주인공의 집이 멀게만 느껴집니다. 주리 화가는 자갈길을 조금 더 밝게 색칠했다고 해요. 자갈길은 뭘 나타내는 것일까. 자갈길은 걷기가 힘들어요. 자칫 넘어질 수도 있고, 발을 삐끗 할 수도 있는 길이에요. 햇볕이 있는 날에는 흙먼지가 잔뜩 일어나고, 비가 오면 발이 푹 빠지거나 질척거리는 길이 됩니다. 우리 인생도 자갈길을 걷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강 건너 보이는 마을이 주인공의 집이 있는 곳이다. 집안 사정을 다 아는 주인공은 마을을 바라보면서, 부모님이 계신 곳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어머니는 머리에 쓴 수건을 벗더니, 땀을 닦고 옷에 묻은 먼지를 툴툴 털면서 "가자!"하며 앞서 보리밭을 걸어 나갔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어머니 뒤를 따랐다."
<김용택 시인의 자갈길> 중에서
아이가 육성회비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어머니의 말 한마디가 괜히 제 마음을 울립니다.
"가자!"
나는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내 새끼 공부시켜야지 라는 엄마의 마음, 자식 뒷바라지하는 엄마의 마음이 전해집니다. 우리도 부모님이 그렇게 키웠고, 우리도 그렇게 자식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무심한 듯 일하고 있는 아버지의 뒷모습은 우리 아버지들의 뒷모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또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자갈길은 부모님에게 가는 길이에요. 굽이 굽이 길고 힘든 길이지만 희망, 사랑, 안정, 안심, 그리움도 담겨져 있어요. 저도 작은 도움이라도 필요하다면 부모님께 먼저 연락하게 됩니다. 언제든 무슨 일이 있어도 주인공의 엄마처럼 "가자~"라고 할 수 있는 분은 우리 아빠,엄마 인 것 같습니다.
집에 있는 닭을 모조리 장에 내다 판 돈을 모두 아들 손에 쥐어줍니다. 그 돈은 육성회비로, 아들의 차비로 쓰입니다. 점심도 못 먹은 어머니는 집으로 돌아갈 차비도 없이 시오리나 되는 길을 다시 걸어갑니다. 아들에게 모든 걸 아낌없이 주는 엄마, 우리 엄마의 모습이 아닐까요?
저는 서평 쓰는 내내 눈물, 콧물을 닦아야 했습니다. 그건 독자인 저에게 그림책에 담긴 저자의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림책을 보고 바로 엄마에게 안부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잘 안 하는 성격인 제가 안부 전화를 하니까 너무나 좋아하십니다. 뭐 필요한 거 없냐고 물으시는 엄마, 항상 자식 걱정, 자식 생각 뿐입니다. 오래 간만에 이런 저런 이야기꽃을 피웠습니다.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이 그림책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빠!엄마! 사랑합니다.
*풀과바람 바우솔 출판사에서 만든 독후활동지가 출판사 블로그에 있어요. 아이들과 그림책을 읽고 난후 함께 독후활동지를 이용해서 이야기를 나눠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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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