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느 멋진 날
플뢰르 우리 지음, 김하연 옮김 / 키위북스(어린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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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어느 멋진 날>

글,그림 플뢰르 우리
김하연 옮김
키위북스 출판  

◆ 작가 소개

플뢰르 우리 님은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 장식미술학교에서 미술을 공부했습니다. 자연을 섬세하고 아름다운 기법으로 그림책에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소개된 책으로는 <처음 학교 가는 날> 이 있습니다.







<일요일, 어느 멋진 날>은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답게 그려진 그림책입니다. 자연에 대한 관심이 깊은 저자는 생물학을 공부했다고 하네요. 반듯하게 그려진 그림, 잔잔하고 은은한 색감과 나뭇잎, 풀의 움직임까지 하나 하나 자세히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책에는 여우 가족이 나와요. 여우 가족과 책 제목만 형광 주황색이에요. 배경은 파스텔톤으로 되어있는데 여우 가족과 책 제목은 왜 형광 주황색으로 했을까 궁금해지더라구요. 저자의 특별한 뜻이 숨겨져있을 것 같아요.


<일요일, 어느 멋진 날>의 원제는 <Dimanche>입니다. 프랑스어 dimanche는 일요일이라는 뜻인데, 클레망틴이 일요일에 할머니 집에 놀러갔다가 벌어진 신기한 일에 대한 이야기예요.

코로나 전에 일요일이 되면 무엇을 하셨나요? 저희도 한 달에 한 번은 아이들을 데리고 친정이나 시댁에 놀러갔습니다. 손주들을 보고 싶어하는 할머니에게 손주들을 보여드리기 위함이죠. 어렸을 때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사춘기 즈음에는 가족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있는 시간을 더 좋아합니다. 할머니댁에 놀러가는 일은 귀찮고 지루해요. 어른들의 대화에 낄 수도 없고, 집에는 내가 놀 수 있는 것들이 많은데 할머니댁에는 없거든요. 클레망틴도 그런 마음이 아니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일요일에 부모님과 할머니댁에 가기로 했는데, 할머니랑 친하지도 않고, 할머니댁에 가서 할 것도 없으니 가기전부터 이미 클레망틴의 마음은 불편하기만 합니다.


일요일에 클레망틴과 부모님은 할머니 댁에서 하루를 보내기로하며 할머니댁으로 향합니다. 클레망틴은 도시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저 멀리 도시의 모습이 보이는데 클레망틴이 가는 길에는 옥수수도 보이고, 밭이 있는 걸 보니 이미 시골에 들어왔네요. 할머니댁은 시골에 있나 봅니다. 할머니댁에 가기전에 아빠는 클레망틴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라고 말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는 그런 소리를 들었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제가 부모가 된 지금은 저희 아이들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라는 말을 하게 되었네요.


할머니는 아주 다정한 모습으로 클레망틴을 맞이해주십니다. 그런데 할머니의 온 몸에는 작은 나뭇가지가 붙이있네요. 클레망틴은 그 모습이 늘~싫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늘~어디를 다녀오시길래 작은 나뭇가지들이 잔뜩 붙은 채로 계시는 걸까요? 작은 나뭇가지들을 털어내면 될텐데 말이죠. 어쨌든 클레망틴은 온 몸으로 싫은 티를 다 내고 있어요. 하지만 부모님은 손주를 보여드리며 굉장히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장면은 나중에 또 나오게 되는데요. 그 때 클레망틴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는지 비교해 보세요.😉



다 함께 식사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클레망틴도 열심히 도와주고 있네요. 물론 기분이 썩 좋지는 않습니다. 저는 이 그림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발견했어요. 그림책을 읽는 재미이기도 하지요. 벽에 보면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이 보입니다. 저자가 많은 그림 중에 왜 '고흐의 해바라기'를 선택했을까 생각했어요. 


  고흐의 '해바라기'는 노란색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작품이라고 합니다. 반 고흐에게 노랑은 무엇보다 희망을 의미한다고 하네요. 당시 그가 느꼈던 기쁨과 설렘을 반영하는 색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그림이 할머니의 느낌을 나타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할머니가 느꼈던 기쁨과 설렘을 '고흐의 해바라기'로 보여준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림책을 읽다보면 할머니가 느끼는 기쁨과 설렘이 무엇인지 나오거든요. 


 할머니댁에 와서 식사 준비하고 가족과 함께 밥을 먹는 일 따위는 사춘기 소녀에게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었습니다. 어른들의 대화도 재미없고, 예의를 지키며 앉아있는 일도 고된 일이었죠. 클레망틴은 할머니네 집 정원으로 나가보기로 했어요. 그림책에 그려진 할머니 집 정원은 정말 아름다워요. 여러 가지 꽃들이 심어져 있습니다. 그림을 보는 내내 눈이 즐거워집니다.  그러나 클레망틴에게는 따분한 곳이었죠.

그런데 정원 울타리에서 작은 구멍을 발견하고 그 속으로 들어갑니다. 낯선 소년을 발견한 클레망틴은 그 친구에게 이야기하지요.

"같이 놀래?"​



 클레망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클레망틴도 할머니처럼 작은 나뭇가지가 온 몸에 붙어있어요. 그런데 할머니와 클레망틴은 처음에 만났을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클레망틴은 진심으로 할머니를 꼭 안아줘요. 작은 나뭇가지가 온 몸에 붙어있는 클레망틴과 할머니를 보고 있으니 둘만 아는 비밀로 둘러 쌓여있는 모습에 비로서 할머니와 손녀가 통하고 있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할머니와 클레망틴은 굳이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미 마음이 통하고 있었어요.

<일요일, 어느 멋진 날>에는 많은 부분이 그림으로 채워져있습니다. 클레망틴과 구멍을 지나 새로운 공간에서 만난 소년의 특별한 추억은 굳이 글로 설명하지 않아도 행복하고 즐겁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클레망틴에게는 할머니댁이 기쁨과 설렘의 공간으로 바뀌는 날이었습니다. 따분하고 지루한 일요일이 멋진 일요일이 된 거예요.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 누군가와 함께 특별함을 공유한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인 것 같습니다. 이 그림책을 보면서 할머니댁에 갔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할머니댁에 가면 어른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셨지요. 아이들은 그 주변을 탐험하며 여기 저기를 돌아다녔지요. 할머니댁도 시골이었거든요. 많은 추억을 쌓다보면 어느새 집에 갈 시간이 되었죠. 저는 이제 부모가 되었고, 클레망틴 부모님의 역할을 하게 되었어요. 클레망틴 또래의 아이들은 할머니댁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그곳에서 설렘을 함께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할머니와 클레망틴에게 붙은 작은 나뭇가지의 비밀을 알고 싶은 분은 그림책으로 확인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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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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