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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ㅣ 웅진 우리그림책 75
김민우 지음 / 웅진주니어 / 2021년 6월
평점 :
<달팽이>
김민우 그림책
웅진주니어 출판
2021년 6월 11일 발행
◆ 작가 소개
김민우 님은 여러 애니메이션을 기획하고 만드는 일을 했습니다. 우연히 그림책을 접하고 관심이 깊어져 상상마당 볼로냐 그림책 워크숍에서 공부했습니다. 어린이의 평범한 하루에서 반짝 빛나는 순간을 그림책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달팽이>는 쓰고 그린 첫 번째 그림책입니다.
아파트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네요. 이곳에는 배 모양 놀이터가 있어요. 모래 놀이터도 있고, 데크 위에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엄마들이 쉴 수 있는 쉼터도 보입니다. 섬세하고 깔끔하게 그린 펜 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들의 표정을 하나 하나 볼 수 있어요. 우는 아이, 웃는 아이, 놀라는 아이, 화가 난 아이, 신나게 노는 아이들이 보여요. 놀이터 옆에는 가장 눈에 띄는 빨간 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잡고 있는 아이도 보입니다. 이 그림책에는 빨간 모자 외에는 다른 곳에는 색깔이 없기때문에 더욱 눈에 띄어요.
"너는 여기서 놀아. 우리 엄청 빨리 달릴 거야."
형이 말했어요.
"나도 빨라!"
아이는 힘껏 발을 굴렀어요.
하지만 페달이 없는 자전거는
형들의 두발자전거만큼 빨리 달리지 못해요.
형들은 두발자전거를 타고,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가네요. 공원으로 자전거를 타러 나가나봐요. 처음엔 몰랐는데 빨간 모자를 쓴 아이를 자세히 보니 페달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있었네요. 이런.. 자전거를 이제 막 연습하는 아이인가봐요. 저희 아이도 페달 없는 자전거를 타면서 균형 잡는 연습을 두어달 했거든요. 균형 잡는 연습을 하고나니 확실히 두발자전거를 빨리 탈 수 있었어요.
페달 없이 발로만 타야하는 자전거는 사실 속도가 잘 안나요. 내리막길 아니면 발로 열심히 땅을 디뎌야 자전거가 앞으로 나가거든요. 형은 친구들이랑 빨리 자전거를 타고 싶고, 동생은 형이랑 자전거를 타고 싶고...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하죠? 형제가 있는 집에는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거예요. 저도 옛날 생각이 나네요. 😌
형과 친구들은 벌써 앞서가고 있어요. 오르막을 열심히 오르고 있는 동생을 형이 바라봅니다. '하나 둘 하나 둘' 동생은 열심히 형과 친구들을 따라갑니다.
열심히 형을 따라 온 동생에게 말합니다.
"돌아가, 너는 너무 느려."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읽어주니 동생이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 거라고 합니다. 형의 입장도 이해가 됩니다. 페달이 없는 자전거를 타고 함께 가려면 기다려줘야하는데 친구들이 있어서 못 기다리죠.
결국 형은 친구들과 먼저 가 버립니다.
혼자 남은 동생은 다시 되돌아가다가 돌부리에 자전거 바퀴가 걸려 자전거와 함께 넘어져요. 안그래도 속상한 동생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납니다. 속상한 마음을 퍼부었지만 아무도 없어요. 제가 다 속상하네요.
집으로 가려던 길에서 우연히 달팽이를 보게 됩니다. 이 아이는 달팽이가 있는 곳에서 무언가 발견하게 됩니다.
자연은 이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줍니다.
아이는 기분 좋게 다시 집으로 돌아가요.
"느리면 어때. 하늘 보며 가면 되지."
아이에게나, 어른에게나 무언가 시작할 때
누구에게나 시련은 찾아옵니다. 주위에 토닥토닥 해 주는 사람도 없고, 기다려주는 사람도 없고, 나 혼자 뿐이야 라는 생각이 든다면 주위를 둘러보세요. 빨간 모자를 쓴 어린 아이가 기분 좋게 다시 집으로 돌아 갈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을 거예요.
풀 하나 하나까지 섬세하게 그린 그림과 빨간색 모자, 아주 작은 빨간색 달팽이 집 외에 색이 없는 그림책을 오래간만에 봤더니 신선한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 굉장히 시끄러운 공간에 있다가 조용한 곳에 온 느낌입니다. 그림을 계속 보면 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바람에 날리는 버드나무 가지, 풀, 연못에 있는 오리 가족도 움직이는 것 같이 보여요.
<달팽이>그림책의 표지의 이야기를 먼저 꺼내지않았던 이유는 그림책을 다 보고 난 후 마지막에 다시 봐야했기 때문이에요. 표지 그림으로 스토리가 시작되지 않았거든요. 표지에는 바람에 일렁이는 풀과 열심히 자전거를 움직이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요. 콕콕 풀 모양처럼 들어가있는 부분은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만드셨나봐요. 색이 아닌 질감으로 풀을 표현하셨네요. 표지에 살짝 미소를 짓고 가는 아이의 모습을 다시 보니 기분이 좋아져요.
네컷으로 나뉘어 표현한 부분은 자전거를 탄 아이의 움직임과 표정이 잘 드러나있기때문에 아이의 상황과 심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달팽이>그림책은 많은 부분을 그림으로만 표현하셨기 때문에 독자들의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거라 생각됩니다. 달팽이에 관련된 그림책이 저희 집에도 여러 권 있는데 이 달팽이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저희에게 들려주네요.
겉표지를 펼쳐서 보면 그림이 이어져있어요. 앞표지에는 아이가, 뒤표지에는 달팽이가 그려져있어요. 달팽이는 나무 어딘가에 그려져있으니 잘 찾아보세요. ^^
"어디서도 들어 보지 못한 이야기를
하늘과 바람과 풀과 나무가 들려줄 때가 있어.
그때는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아" 하고 기뻐하렴.
네가 세상의 주인공이란 뜻이니까."
이 세상의 주인공인 너에게
<달팽이> 저자 김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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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