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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
나태주 지음 / &(앤드) / 2021년 3월
평점 :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저자 나태주
&(앤드) 출판
2021년 3월 25일 발행
◆저자 소개
풀꽃 시인 나태주 님은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로 [풀꽃]이 선정될 만큼 사랑받는 대표적인 국민 시인이다. 그동안 펴낸 책으로는 시집, 산문집, 동화집, 시화 등 100여 권이 있으며 현재는 공주에서 공주풀꽃문학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나태주 스페셜 에디션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는 저자가 쓴 5천 페이지의 시 가운데서 400여 페이지만 추려낸 시집입니다. 정확하게 495페이지 입니다. 장편소설이나 사전 한 권 두께 정도의 시집이라서 직접 책을 받아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보통 시집은 얇고 작은데 말입니다. 저자의 일생이 담긴 시집이라서 더 소중한 시집,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을 선택한 저자의 일생이 담긴 소중한 책입니다.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나요? 다른 이들에게는 부정이었지만 저자는 그 길이 긍정의 길이었다고 합니다. 시집을 천천히 읽어보면 가족 이야기가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어떤 시를 읽을 때는 미소가, 어떤 시를 읽을 때는 코 끝이 찡해지기도 합니다. 특별한 인생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이야기라 더 공감이 되는거겠지요.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풀꽃]이라는 시를 들어보셨나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로 선정되었다고해요. 저희 아이도 좋아하는 시 입니다. 저는 이 시를 도서관에서 우연히 처음 읽고 너무 좋아서 아이와 함께 도서관 옆 공원에 가서 풀꽃을 엄청 많이 뜯어온 기억이 납니다. 아이들과 풀꽃을 뜯으며 즐겁게 놀다가 아이들이 뜯어 온 풀꽃을 전부 모아보니 너무 튀지도 않고, 향이 진하지도 않고, 색이나 모양이 과하지도 않은 것이 한참을 봐도 질리지 않았습니다. 집에와서 옹기로 만든 작은 항아리에 넣으니 더 운치가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도 풀꽃을 바라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저는 길을 걸을 때마다 아스팔트 옆 갈리진 틈에 피어있는 풀꽃, 돌과 돌사이에 비집고 나온 풀꽃, 가로수 옆 흙에 가득 피어있는 풀꽃을 보고 다닙니다. 어떻게 저런 곳에까지 꽃을 피우며 살아가는지 신기하기만 합니다.
여러분은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왜 좋아하시나요?
나태주 시인의 스페셜 에디션을 받아보고 제일 먼저 찾은 시가 [풀꽃]입니다. [풀꽃]을 나태주 시인의 시집에서 직접 보다니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알던 풀꽃시도 좋았지만 풀꽃 2, 3도 좋았습니다.
"기죽지 말고 살아봐 꽃 피워 봐 참 좋아." 도전하는 분들에게 하는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우리 삶이 풀꽃 같기도 하네요. 시를 읽으면 짧은 글귀 속에 숨어 있는 무언가를 자꾸 찾게 됩니다. 저자의 시는 그냥 읽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해지는것이 참 기분이 좋습니다.
[부부]라는 시를 읽으며 순간 생각에 잠기게 되었습니다. 이제 갓 10년이 넘은 부부입니다. 선배부부가 저희 부부에게 해 주는 조언같기도 합니다. 오래고도 가늘은 외길, 어렵게 만났지만 자주 다투고 울고 화해하고 더러는 웃기도 하다가 이렇게 같이 늙어버린 이야기, 아이들은 쑥쑥 자라고 어느 새 부모님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있고, 우리는 중년이 되어버렸습니다. 어르신들이 시간이 나이만큼 속도를 낸다고 하시더니 정말로 점점 빠른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가족을 위해 매일 아침을 깨우며 고된 길을 하루도 빠짐없이 가셨던 아빠, 그리고 남편에게 '고맙습니다' 그리고 언제나 항상 우리 곁에 있는 엄마, 감사합니다. 그 때는 그걸 몰랐죠. 왜 엄마는 핸드크림을 안 바르고 다니냐며 뭐라고 했거든요. 핸드크림을 바를 여유가 없었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제 손이 엄마 손처럼 변하는 걸 보며 깨닫습니다. 시를 읽다보면 생각이 계속 확장되고 퍼져나갑니다.
초등학교 선생님이셨던 저자의 시에는 학교 이야기도 자주 등장합니다. [몽당연필]이라는 시는 아이들이 버린 몽당연필을 주워다 모아서 글을 쓸 때마다 다듬어 볼펜 깍지에 끼워서 썼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그리고 아내를 생각하지요.
"아내도 나에겐 하나의 몽당연필이다
많이 닳아지고 망가졌지만
아직은 쓸모가 남아있는 몽당연필이다.
아내 눈에 나도 하나의 몽당연필쯤으로 보여 졌으면
싶은 날이 있다."
(몽당연필 p172)
몽당연필이 이리 애틋할까. 그냥 몽당연필이었는데 저자의 시를 읽으며 몽당연필이 다시 보였습니다. 아이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몽당연필, 바닥에 떨어지면 줍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나이 들어 몽당연필처럼 될 때, 누구 하나 거들떠보지도 않을 때 부부가 서로 쓸모가 남아있는 몽당연필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깍지에 껴서 닳아없어질 때까지 그 역할을 다 했으면 좋겠습니다.
<가지 말라는데 가고 싶은 길이 있다> 에는 수백편의 시가 실려있습니다. 저자의 시를 추리고 추린 스페셜 에디션이라 더욱 좋습니다. 시를 읽으면 오글거려서 못 읽겠다고 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시를 읽으면 제 경험이 떠오르게되고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있었던 일들이 아름답게 표현되어지니 더 좋고, 어렵지 않고 쉬운 표현으로 되어있어서 읽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대표 국민 시인이라고 하는가봅니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요즘, 시집 읽기 딱 좋은 계절이네요. 코로나 때문에 답답한 마음이 꽉찬 시기에 좋은 시 읽으면서 힐링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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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