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 지구에 무해한 존재가 되고 싶은 한 소년의 기록
다라 매커널티 지음, 김인경 옮김 / 뜨인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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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무해한 존재가 되고 싶은 한 소년의 기록​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다라 매커널티 지음
김인경 옮김
뜨인돌 출판
2021년 3월 25일


◆ 작가 소개

다라 매커널티 님은 아일랜드의 환경 운동가이자 자연주의자이다. 자폐 스펙트럼 때문에 매우 과민하고 특별한 뇌를 지니고 있다. 평범하지 않다는 이유로 많은 괴롭힘을 당했고 스스로 마음의 문을 걸어 잠갔다. 그러나 새와 이끼, 곤충과 꽃들, 그리고 가족 덕분에 안정감을 얻고 결국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열 수 있었다.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는 봄, 여름, 가을, 겨울까지 몇월 몇일로 되어있고, 1년 동안 저자가 쓴 일기 형식의 글이다. 저자는 15살이고 청소년이다. 자연을 너무나 사랑하며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자연을 보호하고 돌보도록 도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한다. 자폐 스펙트럼이 있는 저자는 기쁨을 통제하지 않고 드러내길 좋아했고, 아는 지식을 이야기 해주고 싶어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괴롭힘의 표적이 되었고,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비난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저자는 sns 로 세상과 소통하며 명확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었다고 한다. sns가 불안과 스트레스와 혐오의 근원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이 서로 어우러지는 곳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했다. 세상에서는 저자를 불편하게 봤지만 sns 에서는 있는 그대로 존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한다. 


봄과 여름에 쓴 일기에는 자연에 대한 묘사가 엄청나다. 특히 새, 곤충 , 나무가 많이 등장하는데 꼭 저자의 관찰 일지처럼 보였다. 자세하게 관찰하고 세세하게 쓴 글을 읽다보면 건강한 음식을 먹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요즘 미디어도 자극적인 것이 많지만 책도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자극적인 책들이 너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15살 자연주의자의 일기> 는 더더욱 담백하고 슴슴하고 건강한 음식을 멋지게 데코레이션 해서 먹는 듯 표현하는 글도 담백하고 멋진 표현들이 많았다. 

저자의 이름은 '다라'이다. 도토리를 맺는 참나무처럼 커다란 나무로 자랄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아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저자는 스스로 자연주의자의 심장과 과학자의 머리와 자연에 가해지는 무관심과 파괴에 지칠 대로 지친 뼈를 지녔다고 표현했다. 저자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은 아빠를 제외한 모두가 자폐 스펙트럼이 있다. 이 책을 쓰기 전에는 블로그에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을 읽은 분들이 꼭 책을 내 보라는 말을 하셔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한다.


"머위가 눈에 띄었다. 꽁꽁 얼어붙은 지면을 뚫고 햇살을 맞이하러 나왔나 보다. 흰꼬리호박벌이 굶주린 듯 허겁지겁 꿀을 모은다. 민들레와 데이지과 꽃들은 봄에 꽃을 피워 가장 먼저 꽃가루받이를 한다.

……

인간이 세운 세상에서 자연이 주변부로 밀려나는 일은 너무 속상하다. 자연을 돕기 위해 정원의 작은 구역이라도 내어 주어야 한다."
(p 29)

우리 아파트 근처에는 높은 나무가 많은데 제일 꼭대기에 까치들이 겨울 내내 튼튼한 집을 지었다. 영하 20도가 되었을 때나 눈이 많이 왔을 때는 걱정도 되었다. 아이들과 까치집을 보며 저 속에 새끼들도 있을까 궁금해하기도 했다. 까치집은 점점 커졌다. 매일 베란다 창문으로 확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봄이 되면서 아파트 단지 내 나무를 가지치기 하거나 까치집이 있었던 높은 나무는 아예 나무를 없애버렸다. 아이들과 나는 너무 속상했고, 까치가 다른 집으로 이사를 했을까 혹시 그 안에 새끼나 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이들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무자비하게 나무를 베어버린 아저씨들을 나쁘다고 했다. 우리는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위해 무얼 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사람들은 그저 멀리서 자연을 즐기려는 듯하다. 벚꽃이나 낙엽은 나무에 붙어 있을 때 아름답다. 그곳이 자기 자리인 것이다. 하지만 축축하고 딱딱한 바닥이나 잔디나 운동장에 떨어지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p 91

요즘 봄이라서 길거리에 꽃들이 만발해있다. 벚꽃 나무는 사람들에게 꽃도 보여주고, 무성한 나뭇잎과 알록달록한 단풍잎까지 봄, 여름, 가을을 행복하게 해 준다. 그래서 거리에는 벚꽃나무들이 많다. 벚꽃이 피기 전에 봄이 되면 산수유꽃이나 민들레, 개나리가 먼저 피기 시작한다. 벌은 어떻게 알았는지 재빨리 꿀을 모으기 시작한다. 요즘 벌이 열일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벌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에 사람으로서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8월 7일 화요일에는 인류세라는 시가 쓰여있었다.
그 중에 인상 깊었던 구절은...

"멈추자, 희망의 소리가 들린다, 성큼성큼 걸어오는 소리가. 
필요한 조치를 취하려는 발소리가 울린다.
위대한 정신이 돌풍을 일으키고, 변화를 이끌며,
정중하게 요구한다, 우리의 무게를 줄이자고.

나는 새들의 노래, 날갯짓 소리, 지저귐을 듣고 싶다.
오염도 파괴도 더는 안 된다.
성장을 위한 성장은, 이제 끝내야 한다.
우리 세대는 제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코로나 때문에 잠시 세상이 멈춘 적이 있었다. 사람들이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고 있었을 때, 자동차를 많이 타지 않았을 때, 비행기 운항을 하지 않고 배도 멈춰있었을 때 어딘 가에 숨어 있던 동물들이 자연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이 숨 죽이고 있을 때 동물들이 기지개를 켜고 나오기 시작했다. 


 여름 후반으로 갈 수록 저자가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가넷과 제비를 보며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이런 새들도 자신의 삶을 살고 있는데, 나도 나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15살 청소년이 너무 멋지게 보였다. 우리 나라에서 15살 청소년은 한창 열심히 공부하며 하늘 한 번 올려다 볼 시간도 없이 학원으로 빙빙 돌고 있을 텐데 말이다. 

​자폐 스펙트럼이 자신을 구속하는 족쇄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떨쳐 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지나면서 저자는 점점 더 성장하고 있었다.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이야기하며 또래 친구들에게 환경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그레타 툰베리 처럼 저자도 자연을 위해 멋진 활동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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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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