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1년
이인화 지음 / 스토리프렌즈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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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화 장편소설 <2061년​>
스토리프렌즈 출판
2021년 2월 5일 발행


◆ 저자 소개

이인화 님은 1966년 대구에서 태어났고,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 석사, 박사를 졸업했다. 이상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추리소설 독자상, 작가세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영원한 제국>, <인간의 길>, <초원의 향기>, <시인의 별> 등이 있다. 영화 <청연>, 온라인 게임 <길드워>, 애니메이션 <토우대장 차차> 등의 시나리오를 썼다.


"검은 먼지 하늘이 와도 어쩔 수 없다.
이 문자는 세월의 모래에 절어진 수많은 해골을 딛고 살아남을 것이다. 이 스물여덟 글자에 세상의 혼령과 힘이 깃들 것이다. 나의 백성들은 양손을 짝지어서 턱을 바치고 보료에 몸을 기댄 채 이 문자로 먹고살게 될 것이다. 물의 힘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돌아가는 자격루 기계 시계처럼 세상의 끝까지 우리 뒤를 따라오면서 땅을 헤집고 하늘을 휘젓는 모든 혼령을 이 문자로 부리게 될 것이다."
<2061년> p360

이 소설을 읽으면서 정말 멋지다라고 생각한 첫 번째 글입니다.

세종대왕이 만든 훈민정음을 알고 계시죠? 훈민정음은 1446년에 만들었습니다. 우리말과 중국말이 서로 달라 어려우니 백성들이 쉽게 읽고 쓸 수 있는 글자를 만들었던거죠. 훈민정음은 스물여덟 글자로 되어있어요. <2061년> 소설 이야기는 하지 않고 갑자기 왜 훈민정음을 이야기 하는지 궁금하셨죠.
이 소설은 훈민정음, 즉 2061년에 이도문자를 쓰는 인공지능들과 인간들이 벌이는 근미래 서스펜스 스릴러 입니다.


훈민정음해례본에 대한 배경지식이 조금 있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훈민정음 해례본은 집현전 학사들이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만든 원리와 용법을 상세하게 설명한 글이에요. 1940년에 훈민정음 해례본이 처음 발견되었어요. 훈민정음은 1446년에 만들어졌는데 왜 500년 후에 발견되었을까요?

18세기에 일제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느라 혈안이 되었다고 해요. 일제강점기때 우리나라의 근본까지 없애려는 짓을 했던거죠. 다행히 해방 후에 세상에 공개되었다고 합니다.


"그 불어내고 빨아들이고 쯧쯧거리고 쉣쉣거리고 뢱뢱거리고 왤왤거리고, 똙똙거리는 소리를 표기할 수 있는 문자는 지구상에 단 하나, 이도 문자뿐이었다. 세종 이도가 1443년에 발명한 이 문자는 초성 중성 종성을 결합하여 398억 5677만 2340종의 분절음을 표기할 수 있었다.
이도 문자는 한글이 아니다."
p13~14

제가 읽으면서 정말 멋지다 라고 생각한 두 번째 글입니다. 로마자도 인간이 말하는 분절음을 완전하게 표기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시고 백성들이 한글을 지켜내고 우리가 한글을 지금까지 쓰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멋지고 가슴 벅찬 일인지 이 글을 보고 확 느껴졌습니다.

<2061년> 에서는 2030년대 말 초보적인 시간여행이 가능해진다고 설정되어있습니다. 백 투더 퓨처에 나오는 것 같이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시간여행은 안 되고, 미래에 사는 사람이 뉴런의 전기 신호를 복사해서 과거에 살던 다른 인간의 뇌로 전송하는 기술로 미래에 사는 사람이 과거에 사는 사람의 뇌로 들어가는 것이죠.

이것을 탐사 기술이라고 하고, 과거에 가는 사람들을 탐사자라고 합니다. 심재익이라는 사람이 가족을 다시 살리기 위해 탐사자로 떠나게 됩니다. 탐사자로 떠나게 되는 이유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완전히 태워서 없애는게 목적입니다.


백 투더 퓨처 영화에서 보면 박사님이 주인공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습니다. 절대 과거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하지요. 역시 <2061년>에서도 탐사자는 역사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역사에 개입하면 미래가 바뀌고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고 하지요. 하지만 이곳에서는 탐사자가 무슨 짓을 하건 역사는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도 문자가 무엇이길래 2061년에 탐사자들이 목숨을 걸고 과거로 간 것일까요?

과거로 탐험 하며, 인공지능이 곧 사람을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나온다고 예언하기도 합니다. 2061년, 아주 가까운 미래에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과학 기술이 발전한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아니..과거의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혹시 이미 미래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들렀다가는 건 아닐까요?

과거에 살고 있는 마사의 몸 속에 들어간 2061년에 살고 있는 수지의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는 이야기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2061년>은 술술 읽히지는 않습니다. 정신차리고 읽어야 합니다. 미래에 사는 사람이 과거에 사는 사람 몸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자칫 누가 누구인지, 갑자기 이 사람은 왜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습니다. 스릴 넘치는 SF영화를 한 편 본 것처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만큼 집중하게 만드는 소설이었습니다.

"2061년 안에 1896년이 있다.
1896년에 1443년이 있고
2061년이 있었다.
나는 지금 시간여행의 허구가 아니라
진실을 말하고 있다."
작가의 말 (이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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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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