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서 납치되어 노예로 팔린 후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다
몸값을 지불하고 자유인이
되어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긴
올라우다 에퀴아노의 책이다.
카리브해, 특히 아이티에서 노예제 반대 봉기가
일어나기 직전인 1789년에 출간됐다.
노예로 팔린 흑인이 영어와 기독교를 접하게 되면서
기독교의 이념으로 백인을 비판하는
논리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근데 무엇보다도 이 책에서 내게 흥미로웠던 부분은
노예를 실은 노예선 안의 모습이 매우 끔직하다는 점.
그리고 익히 알려졌다시피
백인들은 특히 콩고 같은 지역에서
흑인에게 신인풍습이 있을 거라는 식의
근거 없는 이유를 늘어놓으면서
그들의 야만을 멸시하고 두려워하고,
또 그 야만적 풍습에서 문명화 사명을 고취했지만,
이 책에 따르면
노예들 역시 백인들이 자신들을 잡아먹는 건 아닌지 두려워했다는 점이 가장 흥미로웠다.
백인에게 노예로 팔려가기 위해
배에 실릴 때, 에퀴아노를 비롯한 많은 흑인들은
백인이 우리를 잡아먹는 게 아닐까 두려워했다.
근데 실제로 잡아먹진 않았다고 해도
백인이 아프리카의 흑인을 잡아먹는다는
저 말에 정당한 반론을 제시할 수 있는
유럽인이 있을까.
이 책은 구글링해보면 원문을 쉽게 얻을 수 있지만
그래도 이렇게 번역되어 있다는 게 어디인가.
번역자에게 깊은 감사.
근데 이 책은 내 기준엔 별표 세 개다.
왜냐고?
음.. 핸드폰으로 길게 쓰긴 힘들고
암튼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