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인도 - 14억 거대 경제가 온다!
김기상 지음 / 클라우드나인 / 2023년 7월
평점 :
품절


제약 분야에서 일하는 와이프는 가끔 인도 사람과 통화한다. 인도에서 일하는 원거리 직장 상사(?)다. 이런 관계도 아는 사람으로 따져볼 수 있다면 내가 알고 알았던 인도 사람은 2명이다.

그전 사람은 아버지가 임대한 아파트에 살던 세입자다. 임대인인 아버지에게 종종 연락을 해서 여러 궁금증들을 해결하고는 했는데, 아직 AI 번역기 성능이 그리 좋진 않았던 시절이라 아버지 대신 내가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고는 했다. 작은 누나가 남긴 유품과도 같은 자전거 또한 빌려줬었는데 아쉽게도 그분이 타던 중 고장이 났고, 때문인지 내 기억 속에 그 인도분은 노란 자전거를 타던 모습으로 남아 있다.

살면서 인도 땅을 밟을 거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기에 인도에 대한 관심 또한 별로 없었다. 인도에 다녀온 주변인들의 경험담을 들으면 온통 좋지 않은 이야기 투성이었다. 유튜버 빠니 보틀이 인도 여행을 하는 영상을 보기도 했었고 어렸을 적 교내 독서 경시대회에서 내가 유일하게 맞췄던 문제의 답이 '간디'였던 걸 생각하면 그리 접점이 없었던 것 같지도 않은데 뭔가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진 않는 나라다.

더해보면 사람은 많으나 발전하지 못했고 치안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인도에 대한 관심 또한 멀어지게 했던 것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최근 인도가 달라졌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최근에 읽었던 <칩워>에서는 인도의 IT 인재들이 실리콘밸리에 진출하여 여러 유명 기업들에서 CEO까지 맡고 있으며, 이 유망한 인재들을 기업으로 데려오기 위해 여러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내용까지 읽게 되었다. 인도가 정말 변하고 있는 걸까?

<진격의 인도>는 인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동시에 인도 경제의 문제점을 진솔한 이야기로 들려주는 책이었다. 경제성장을 해내지 못한 모든 나라가 겪는 비리와 부정부패, 차별, 억울한 사건들, 불평등과 같은 여러 문제들이 요즘의 인도에 산재해있다. 그렇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이 잠재해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나라이며 평균 연령이 겨우 28세에 불가하다는 점, 성공을 위한 엄청난 교육열과 인도를 떠나 타국에 자리를 잡더라도 인도 사람들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인물들. 인도는 성장 가능성이 무척 높은 나라다.

저자는 인도 경제의 변화를 위한 한 방향으로 중산층의 성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가 1970년대 열악한 노동환경이었지만 비숙련 노동자들이 경공업 일자리를 얻어 소득을 얻고 이 소득을 바탕으로 중산층으로 성장했기에, 국가 경제 전체가 저소득국에서 중진국으로 발돋움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대목을 집중력 있게 읽게 되었는데,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여타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한 명쾌한 해설과도 같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인도에서는 중국, 베트남과 달리 경공업이 생각보다 발달하지 못했는데, 저자는 이를 정부 정책의 폐해라 보고 있다.

어떤 한 공간에서 실제로 경험해 본 것들을 폭넓은 사고를 바탕으로 풀어내주는 글들을 좋아한다. <진격의 인도>는 그런 저자가 써 내려간 인도에 대한 포괄적인 시선이 담겨있다. 나도 내 직장에서 이런 사람이 되려 노력하고는 있지만 잘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언제나 내 판단과 내 행동이 중립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 되돌아보고는 한다. 어느 한 쪽에 치우쳐 혹은 감정에 매몰되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한 선택을 할까 두렵다.

아직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은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걸로 읽을 수 있다. 인도가 그런 나라이다. 세계 6위의 경제대국이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100위 안에도 들지 못하는 나라. 더 성장할 것임이 분명하다. 인도를 상대로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이 주변에 있었더라면 꼭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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