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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신 : 간신전 간신
김영수 엮음 / 창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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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는 말을 국회에서의 정치로 처음 접해서 그런지 나는 정치에 대해 꽤나 반감이나 나쁜 이미지를 많이 가지고 있다. '정치' 본연의 뜻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중재하거나 공동체를 끌어가는 힘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뭔가 정치는 쉬이 착한 단어로 들려오지 않는다. 서로 이해관계가 다른 사람들 간의 타협이라는 뜻으로도 많이 쓰이지만, 글쎄 보통을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은 이해관계가 다를 때 많이들 양보를 하는 편이다. 일단 타협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런 보통의 사람들이 아니라 어느 정도 의도성을 지닌 사람들이고 실제 이들을 지인으로 두었을 때는 간혹 섬뜩할 때가 많다. 지인이면 차라리 괜찮다. 직장 동료 면 이야기가 더 달라진다.

정치적인 사람들은 결국 상대와 타협하기 위해서 유리한 패를 가지려고 하는데, 그 과정이나 결과가 각양각색이다. 사탕 발린 말을 하는 사람에서부터 자신만이 지닌 정보를 가지고 저울질을 하는 사람까지, 보통의 사람은 아니다. 그렇다고 정치력이 아예 없으면 이 또한 답답할 지경이다. 간혹 이런 사람들을 '착하네'라고 표현하는데 다른 말로 하자면 '아둔하네'이다. 어른은 무작정 순수해 서만도 안된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어릴 적 아무 생각 없이 친구를 사귀던 때와 달리 거의 매 순간이 계산적이게 된다. 이때 중요한 건, 그 계산을 나만을 위해 쓸 것이냐 아니면 공동체 전체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해 쓸 것이냐에 달려있다. 공동체를 위해 발을 내딛는 사람들은 '멋지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 그리고 그 멋짐이야말로 세상을 이끌어가는 힘이다. 반면 자신만을 위해 쓰는 자들 또한 존재하는데, 이들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간신전>은 역사책에 오를 만큼 정치를 순전히 자기만을 위해 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중국 간신 18명의 이야기가 담겼는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이런 짓까지 한다고?,라는 생각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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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세계의 괴물들 - 아무나 이해할 수 있는 IT 이야기
아무준수 지음 / 생능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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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엔지니어(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친구가 매번 하는 말이 있다. '진짜 코딩을 하려면 기초부터 탄탄해야 한다.' 나는 친구가 말하는 이 기초라는 게 대학에서 배우는 기초 학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전산학이나 원자학(?) 이런 학문의 느낌의 느낌이 나는 그런 책들에 쓰여있는 학문 말이다. 때문인지 코딩을 배우는 데 쉽게 손이 가지 않는다. 나 또한 기초부터 쌓지 않는 한 높은 위치로 가지 못한다는 걸 다른 분야에서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학교 교육과정에 SW와 AI 학습 시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다행히 와이프가 종종 봤다는 만화이자 IT 전문가가 마치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그린 것과 같은 보기 쉬운 서적을 찾았다. <IT 세계의 괴물들> 표지도 책에 대한 소개도 간단하지만 첫 장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귀여운 트랜지스터를 보고는 단숨에 마지막 장까지 읽게 되었더라 했다.

책은 반도체/소프트웨어/프로그래밍/기술의 통합 이렇게 4개의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나뉘어 있지만 읽기는 당연히 반도체부터 읽어야 한다. 몸(반도체)이 있어야 생각(소프트웨어)도 할 수 있으니까, 반도체에 대한 이해가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반도체'를 읽으며 그동안 어렴풋한 개념을 세우고 있던 내용들을 정리해 볼 수 있었다. CPU와 GPU의 차이, 나노 공정이 얼마나 복잡한 기술인지 그리고 메모리 반도체가 컴퓨터 안에서 하는 역할 등이 쉬운 언어와 그림으로 내 머릿속을 정리해 주었다.

소프트웨어 분야를 읽으면서는 (책 내용과는 별로 상관없지만) 소프트웨어 강국 미국이 많이 생각났다. 반도체 생산 공정을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려놓은 우리 기업과 인재들의 힘을 모아 우리도 소프트웨어 쪽에 좀 더 힘을 실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미약한 기대도 했다. 그리고 비전공자의 고비는 역시 '언어'에서 왔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이야기만 나오면 아무리 쉽게 해설해 줘도 도대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이 부분은 다시 한번 정독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사람들이야말로 그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 아닌가. 나도 내 분야에서 작가 아무준수의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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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세계의 괴물들 - 아무나 이해할 수 있는 IT 이야기
아무준수 지음 / 생능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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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세계의 괴물들 - 아무나 이해할 수 있는 IT 이야기
아무준수 지음 / 생능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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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발견, 교실의 발명 - 학습 공간 모델과 학교 유형, 2023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김성원 지음 / 소동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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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남자가 나와서 과거의 교실과 현재의 교실 사진을 번갈아가며 비추며 '왜 세상은 변했는데 교실은 변하지 않는겁니까?'라고 외치는 영상이 있다. 이 영상의 가장 큰 특징은 그 남자가 주장을 하는 대목에서 '관료로 보이는 여러 나이든 사람들을 카메라가 비추는 데' 있다. 마치 관료주의가, 나이든 사람들이 학교의 변화를 막고 있다는 식의 생각을 전달하려고 그렇게 만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실제 보통교육이 실시된 이례로 우리나라 학교들은 어느 지역에 있던 똑같은 형태로 지어졌다. 같은 방식이 양산되었고 새로운 학교라 하더라도 자재만 좀 좋아지거나 외관이 예뻐질 뿐 그 구조가 변화된 사례는 많지 않다(개인적인 경험). 요즘 1~2학년 교실들을 기존과는 색다른 방식으로 바꿔주고는 있지만 책상이 좋아지거나 바닥이 편해졌을뿐 그 구조 자체는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새로운 변화를 누가 시도할 것인가? 그리고 그 변화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인가?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초중등 교육이란게 특수한 몇 명만 체험하는 분야가 아니고 전국민이 어렸을 적 겪는 공통의 과정이기에 모두가 초중등 교육에 할 말이 하나씩 있다. 모두가 발을 담구고 있는 분야이기에 누가 대표가 되어 무언가를 하더라도 욕 먹기 딱 좋은 위치이고, 무언가를 하려고 해도 쉽게 따라주지 않을 사람들이 다수가 존재하는 분야이다.



 다시 위 영상을 떠올려보자면, 나는 그 영상을 참으로 웃기다고 생각했다. 마치 자신이 무엇인가를 먼저 깨달은것처럼 다수 앞에서 '왜 학교는 변하지 않는 것입니까!'를 외치는 그 영상은 전혀 멋있지 않고 미숙하게 감정만 표출하는 걸로 보인다. 교육은 누가 그렇게 소리친다고 쉽게 변하지 않는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발을 걸치고 있기에 교육은, 몸집이 큰 슬라임이 기어가는 것처럼 아주 천천히 앞으로 갔다가 다시 뒤로 당겨졌다가 그러면서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복잡 미묘한 것이다. 



 이런 내 관점에서 보았을 때 <학교의 발견, 교실의 발명>은 현장의 교사와 교육청 직원들에게 신선함을 던져주는 책이 아닌가 싶다. 왜 우리의 교실이 이렇게 정착되었는지 그 역사를 되짚어 보고, 현재 연구 중이고 만들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례의 교실 모습들을 제시해준다. 김성원 작가의 이런 시도가 고요한 호수에 던져진 작은 돌멩이가 되어 사람들을 조금씩 흔들어 놓을 것이다. 이제는 조금 변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던져주는 것이다.



 가장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는 바로 '소그룹실'의 존재다. 사방이 트여있는 교실 안에서는 아무리 모둠 활동을 철저히 시켜도 아이들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걸 막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만약 내게 주교실 1개와 소그룹실 2~3개가 주어진다면 지금보다 훨씬 모둠 친화적인 수업을 구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학교의 발견, 교실의 발명> 건축을 좋아하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무척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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