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모험 - 인간의 우주 탐사 역사
콜린 버지스 지음, 안종희 옮김 / 북스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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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반도체의 역사를 담은 책을 읽어서 그런지 책 제목을 보자마자 이 책 또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간의 우주 탐사 역사'라는 부제에 얼마나 책장을 넘기고 싶었던지, 다소 두껍게 느껴지는 책의 무게가 오히려 반가울 지경이었다.

책을 보면서 그리고 보고 난 후에도 아직 풀리지 않는 질문은, 윈도우와 같은 GUI 프로그램이 없었던 시절에 어떻게 이 많은 일들을 해냈는지이다. 물체를 대기권 밖으로 내보내기, 동물을 로켓에 실어 발사한 뒤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하기와 같은 우주 탐사 초반의 노력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을 우주선에 태워 지구 밖으로 내보내 달을 밟게 하고 그 달에서 다시 출발하여 지구로 돌아오게 하는 여정 자체가 가능한 일이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주선에 탄 사람들과 우주선 밖에서 이를 통제하는 사람들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연구한 사람들은 요즘 시대의 사람들의 지성을 훌쩍 뛰어넘는 천재들인가?

군 생활을 하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내가 사용한 장비는 성능 향상 프로그램을 거쳐 윈도우와 같은 GUI 프로그램이 적용되어 있어서 흘러가는 모든 상황을 실시간 그래픽으로 확인하고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같은 부대에 성능을 향상시키지 못한 장비 또한 존재했고 나의 선배들은 숫자만 겨우 확인할 수 있는 작은 디스플레이에서 정보를 얻어 손수 노트에 계산을 하며 임무를 수행했다. 그 선배들을 바라보며 안쓰러운 마음과 동시에 '대단하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우주 탐사와 관련해선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이 많았던건가.

동시에 우주 탐사에 대한 적극적인 국가적 투자가 있었기에 미국이라는 나라에서 스타워즈와 스타트렉이라는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또 미국에서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시상하기 시작한 것 또한 이와 연관되어 있지 않나 싶다. 지구보다 더 먼 곳에 대해 국가적 차원에서 가졌던 관심이 미국 시민들로 하여금 보다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해준게 아닌가 싶다. 내가 영어를 배운다면 이는 SF 판타지 소설을 원본으로 읽기 위해서일 것이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가장 유명한 사건들이었다.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의 비극에 대해 보다 깊게 알 수 있었다. 아폴로 11호 이후에도 달에 사람을 보냈다는 걸 몰랐던 건 아니지만, 책으로 읽으니 어색하게 느껴졌다. 달에 발을 디뎌본 사람을 떠올렸을때 닐 암스트롱과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동료 승무원 한 명만 생각했었으니까.

일론 머스크가 스페이스엑스를 통해 사람을 화성에 보내려고 한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그런데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또한 블루 오리진을 운영하고 있다는 건 이 책을 통해 처음 읽었다. 나름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선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배우고 읽어야 할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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