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어떻게 뉴욕이 됐을까? - 뉴욕 핫플레이스의 어제와 오늘
최재용 지음 / 휴앤스토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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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방학이 찾아오면 많은 친구들이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떠났다. 대학생이면 어디로 여행가야지? 여행을 떠올리면 그 종착지는 파리나 런던과 같은 유럽의 중심지였다. 조금 더 돈을 쓴다면 이탈리아로 그리고 스위스로 그러다 돈을 못 모으면 동남아로, 여행의 목적지에 미국은 없었다.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인가 미국을 다녀온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어학연수로 다녀오는게 아니라 순수 여행 목적으로 미국을 다녀온 친구들, 나 또한 그 친구들의 경험을 고무 삼아 30살 여름에 혼자 JFK 공항에 내렸더랬다.


​영화 <5 to 7>과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이 뉴욕으로 나를 이끌었다. 영화 속 배경이 되었던 센트럴파크와 st 그리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고 싶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라던가 <비긴 어게인> 또한 뉴욕을 배경으로 하고 있었다. <갱스 오브 뉴욕>의 풍경은 역사속으로 사라졌겠지만 타임 스퀘어 전광판을 뒤덮고 있다는 삼성 갤럭시 광고판을 직접 봐보고 싶기도 했고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가장 하고 싶었던 것이, 뉴욕을 배경으로 쓴 소설을 읽으며 길거리를 걷는 것이었다.



책 대여섯장을 읽고 한 블럭을 걸은 다음 커피숍에 들어갔다. 크로와상 하나를 먹으며 아메리카노를 마시고선 다시 또 한 블럭, 길거리 건물들을 바라보다 뉴욕 공공도서관에 들어섰다. 그곳에서 한글로 번역된 책을 읽으며 뉴요커인척 했더랬다(주변 사람들도 모두 관광객이었겠지?). 공공도서관 옆에 있는 마트에서 피자 한조각으로 끼니를 떼우고는 다시 도서관에 들어와서 책을 조금씩 읽는 그 생활이 참 좋았더랬다. 그렇게 일주일을 보냈다.


​<뉴욕은 어떻게 뉴욕이 되었을까?>는 추억 속 뉴욕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다. 그냥 떠올리게 해준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내가 느꼈던 많은 것들을 되짚고 그 역사를 바라볼 수 있게 해주었다. 뉴욕 공공도서관이 왜 그렇게 도서관 스럽지 않고 웅장하게 지어졌는지,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의 천정은 왜 그렇게 높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포함한 여러 미술관들이 현지인과 관광객들에게 꽤 인기를 끌고 있었던 것 같은데, 그 미술관들이 그런 입지를 다지기까지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를 책을 통해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문화의 트렌드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특히 뉴욕으로 넘어간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가깝게 지내는(1년에 한두번 보지만) 선생님이 이번 여름에 뉴욕으로 여행을 가셨다. 장소만 듣고서 얼마나 부러웠던지, 아들이 크면 꼭 나 젊었을 적 했던 것처럼 델타 항공을 타고 JFK 공항에 가보고 싶다. 격자형 도시의 길을 걸으며 <뉴욕은 어떻게 뉴욕이 됐을까?> 책을 한 번 다시 펼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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