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17 - 집합과 명제에서 괴델의 정리까지 중학교에서도 통하는 초등수학 개념 잡는 수학툰 17
정완상 지음, 김연주 그림 / 성림주니어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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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이 스토리텔링을 수학 학습에 적용하기 시작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것 같다. 나도 2019~2020년에는 수학을 가르치면서 스토리텔링 기법을 사용하고는 했다. 열정적인 선생님들이 초등 교사 자료 공유 사이트에 올려주신 자료를 활용했다. 마블 영화를 3분 정도 보여주고 영상의 말미에 주인공의 대사를 약간 다르게 편집하여 '영화 속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 학습을 한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자료들이었다. 그때 마블을 좋아하던 한 학생의 반응이 기억에 남아있다. 그 친구는 수학 언제 공부하냐고 쉬는 시간마다 와서 물었더랬다.

그렇지만 그 방법의 한계가 있다는 것 또한 알았다. 대한민국의 학부모님들의 학구열에 초등학교 6학년 학생 중 학교 외에서 수학을 학습해 보지 않은 학생을 찾아보긴 힘든데, 참 이상하게도 수학을 제대로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찾기는 쉬웠다. 아이들은 수업에 집중하는 척, 잘하고 있는 척하는 행동들을 보였고 이는 간단한 평가만 보더라도 금방 결과가 드러났다. 때문에 나는 2020년 이후로 학급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설명하는 식의 수학 학습법을 지양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개념 잡는 수학툰>을 접하게 되었다. 내가 읽게 된 책은 중학교 1학년 내용을 담은 '집합과 명제에서 괴델의 정리까지', 17권이었다. 오랜만에 접하는 중학교 수학 내용들이 반가웠지만 그 반가움 속에서 이 책이 교육 현장에서 꽤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더욱 좋았다.

코로나19 이후 교육청에서는 학급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서 낙오된(?) 학생들을 위한 보충학습에 꽤 많은 예산을 할당하고 있다. 즉, 부진아를 아예 없어보겠다는 도전을 하고 있는데 일선의 선생님들이 정규 교육과정 운영 이후 적은 수당을 받으며 이를 수행해나가고 있다. 현장에 있는 교사로서 나는 꽤 괜찮은 제도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보충학습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이미 수학 시간에 수많은 패배를 맛 봐온 상태고 자신이 잘 할 수 있을 거란 자신감 또한 잃은 상태다. 게다가 이 학생들을 책상에 앉혀놓고 어느 정도 시간을 쏟아부어도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 시간을 늘리게 금 동기 유발을 해주지 않으면 변화하는 건 없다. 변화하지 않으면 남은 건 낭비된 예산과 교사의 시간 그리고 학생의 또 다른 패배감이겠지.

만약 <개념 잡는 수학툰>을 보며 아이들이 조금이나마 수학에 더 관심을 보이게 되고, 이를 교사가 옆에서 지도해 줄 수만 있다면 어떨까? 책을 읽으며 이 생각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독자에게 이야기를 던지고, 그 이야기를 스토리로 풀어 해석해나가가는 책의 구성이 정말 친절하게 느껴졌다. 주제에 대해 1차적인 학습을 끝낸 후, 이 책을 읽으면 복습과 발전 학습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런 생각 속에서 당장에 도전해 볼 만한 챕터는 5권 <비와 비율에서 멘델의 유전 법칙까지>이다. 스토리의 힘을 믿는다. 다만 집단을 가르치면서 스토리를 활용하는 것이 부진 학생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조만간 5권을 학급 친구와 함께 읽어보며 학습하고 후기를 남겨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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