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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평점 :
2차대전 말까지 SS(나치 친위대)는 엄청난 대량학살을 자행했다. 유대인 남성과 여성, 심지어 어린이까지 무자비하고 조직적으로 총살하도록 지시했다. SS 대원들은 대량 학살을 조직적으로 시행하기 위하여 가스실을 갖춘 집단 학살 수용소를 설립했다. 이 가스실을 고안한 것이 히믈러이다.
들판이나 숲에 유대인을 수백에서 수천을 모아 놓고 줄지어 총살하였다. 유대인 대량 학살을 자행했던 SS는 마치 악마와도 같게 보여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스스로 저지른 이 학살에 넌더리를 느낀다. 심지어 히믈러는 이 대규모 학살 장면을 보다가 기절할 뻔 하였다. 이후에는 가스실 창안으로 그들 입장에서는 보다 간편하게 유대인들을 학살하였다. 학살을 자행하고 그 모습에 충격을 받다니, 가장 무서운 일을 저지른 그들의 또 다른 단면이다.
그들은 그들의 가정에서 남편으로서, 아버지로서, 아들로서 친근한 얼굴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너무나도 평범한 얼굴을 하고서 또다른 누군가의 아버지, 어머니, 아들, 딸들을 무참히 고문하고 살해하였다. 전생의 참상인가? 아니면 인간의 또다른 단면인가?
최근에 미국의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라는 인물이 등장하였고, 인종차별적인 언행을 자행한 그가 대통령으로 당선되기까지 하였다. 그 여파로 일부 백인 미국인들은 당당하게 인종차별을 저지르는 일까지 벌어지고야 말았다. 그전에 이미 존재하였던 인종차별과는 별개로 트럼프의 등장과 동시에, 말로서 또는 폭력적으로 그들의 속마음을 드러내었다.
누군가의 모습이 비쳐보이는 것은 착각일까. 사람들은 상황에 따라서 쉽게 변한다. 사람들에게 있어서 인간의 영혼과 악마의 영혼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치 패망 후에 기차 가스실을 고안한 아돌프 아이히만이 재판을 받게 된다. 그는 시키는대로 했을 뿐 자신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하였다. 그러자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말한다. 그는 근면한 인간이고 그것은 범죄가 아니나, 그가 유죄인 명백한 이유는 다른 사람의 처지를 생각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 생각의 무능은, 말하기의 무능을 낳고, 행동의 무능을 낳는다.
인디언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한다. 마음 속의 흰늑대와 검은늑대가 살고 있다. 둘 중에 싸워 이기는 것은 바로 내가 먹이를 주는 쪽이라고.
세계적으로 나치는 악이고 유대인 학살은 비극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세계에서 전쟁은 벌어지고 있다. 나치와 트럼프 사태를 보았을 때에 느낀 것. 우리는 경계하여야 한다.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과연 누구에게 먹이를 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