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에서 히틀러가 승리했다면?참으로 흥미로운 전제로 출발한다. 작가는 작중 등장하는 주요 인사들에 대해서도 실존했던 인물과 삶을 그대로 가져오는 등 단순한 상상을 넘어선 리얼리티를 추구한다. 이는 꽤나 효과적이어서 소설에서 묘사하는 독일이 승리한 세상은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다.하지만 내용전개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주인공은 적당히 우연에 기대고 개인으로서 상식적인 선의 조사만으로 경천동지할만한 진실에 다가간다.공들여서 리얼하게 만들어 놓은 가상의 역사적 배경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그안에서의 그저그런 스릴러가 되어버렸다. 꼭 무슨 역사적 의미나 교훈을 주는 것이 소설의 역할은 아니지만, 소설로써는 너무도 평범한 정부의 정보조작-주인공의 우연한 실마리 발견-추적-위기-결말 이라는 스릴러식 전개와 그 내용에 굳이 히틀러의 독재 세상이라는 특별한 배경을 설정할 이유가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좀 더 신랄하게 이야기 한다면 이 특이한 배경 설정은 책 광고 이외엔 별 도움이 되지 않는 듯 하다.평범한 스릴러 소설이라고 하여 저질의 소설은 아닌 바, 이렇듯 좋지 않은 평가를 한 이유는 흥미로운 배경설정에 비해 읽는 내내 어떤 배경이라도 상관 없을듯한 내용 전개에 실망감을 느끼며 읽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