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쌀벌레야 - 제3회 문학동네동시문학상 대상 수상 문학동네 동시집 39
주미경 지음, 서현 그림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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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쌀에 벌레가 생겨서 밥을 할때마다 곤혹스러웠었다. 달갑지 않았던 불청객인 쌀벌레를 다시 만났는데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문학동네 동시집 속의 쌀벌레는 당당하다. 대뜸 너 쌀 속에서 놀아 봤냐고 호기로운 질문을 하더니 자신의 삶을 놀이로 비유해서 이야기 한다. 쌀을 푸다 딸려 나오면 마지막이 될 수 밖에 없지만 쌀이 줄지 않자 사람들이 무얼 먹고 사는지 궁금해 하면서 바깥 세상을 꿈꾼다. 참으로 씩씩한 쌀벌레다.

 

'나 쌀벌레야'는 동시집으로 여러 편의 동시를 담고 있다. 한 편씩 읽어가다 보니 마치 그 모습에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전에는 시집도 많이 읽고, 시를 외우는 것도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언제 시집을 제대로 읽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되었다. 대신 동시를 더 많이 읽는다. 아이에게 동시를 읽어주고, 동요로 불러 주곤 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이 되면서는 좀더 다양한 동시를 함께 보고 있는데 순수한 동심이 느껴져서 좋다.

 

주미경 시인의 동시에는 자연이 담겨 있고, 아이들의 모습이 담겨 있어서 더욱 친근하다. 동시를 읽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뭔지 모르게 미소 짓게 되는 그리움이 있다. 짧은 글 속에 많은 것을 담아낸다는 것이 신기하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없어도 짧은 글과 여백으로 마음을 울린다. 아이와 함께 읽다가 서로 좋아하는 시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도 나누고, 엄마 어릴적 추억도 들려주면서 따뜻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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