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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더 사는 선물 ㅣ 신나는 새싹 18
레미 쿠르종 글.그림, 이정주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아이에게 세상의 좋은 것만 보여주고 싶지만 이별, 죽음처럼 자연스럽게 알아가는 것들이 있다. 처음 '죽음'을 주제로 한 그림책을 보여주었을 때 아이의 반응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이 죽으면 같이 있을 수 없고, 땅 속에 뭍힌다는 것을 알고는 눈물을 쏟았다. 이별이나 죽음에 대한 의미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것이 슬퍼서 우는 아이를 보면서 세상의 슬픈 일, 나쁜 일 보다는 좋은 일을 더 많이 경험하면서 살게 해줘야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3일 더 사는 선물'은 독특한 제목을 갖고 있다. 그 뜻을 알 것 같으면서도 뭔지 모르게 난해하게 느껴진다. 오래오래 할아버지는 생일때마다 모두에게서 '3일'을 선물로 받는다. 그 3일이 쌓이고 쌓여 더 많이 오래 살게 되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할아버지는 그 선물 대신 다른 선물을 원하게 된다. 오래 살고 싶은 것은 사람의 바램이지만 과연 죽지 않고 오래 살기만 한다면 행복할까? 삶과 죽음이 자연의 순리처럼 돌아갈때 더 아름다울 수 있다.
쪼글쪼글 나이 많은 할아버지가 죽고, 쪼글쪼글 주름 가득한 갓난 아기가 태어나고.... 삶은 그렇게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아이에게 죽음과 탄생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3일 더 선물이라는 의미로 색다르게 다가갔던 시간이었다. 아직은 아이가 오래 산다는 것이 좋은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면 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 증조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아우르는 그 자연스러운 흐름을 보면서 마음 따뜻해질 수 있었고, 살아가는 시간에 대해 더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