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바다로 간 달팽이 3
앙겔리카 클뤼센도르프 지음, 이기숙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12년 6월
평점 :
절판


표지 속 소녀의 모습은 한없이 아름답다. 무언지 달콤한 이야기를 접할 것 같다는 기대감과는 달리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가정의 보호 속에 행복한 시간을 보내야 할 아이가 힘든 시간을 보낸다. 열두 살부터 열일곱 살까지는 사춘기의 어려운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시기를 소녀는 엄마의 학대 속에서 힘겹게 성장해간다. 이름도 없이 '소녀'라 불리는 아이의 이야기는 가슴을 답답하게 한다. 보호도 받지 못하고, 불행하게 살고 있지만 그 누구도 소녀에게 손을 내밀지 않는다.

 

소녀 또한 착하지 않다. 힘든 시간을 보낸 착한 아이가 보상을 받듯 행복하게 끝나는 결말이란 없다. 기러기들과 함께 자유롭게 날아가는 상상을 하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애인이 자꾸 바뀌는 엄마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고, 아빠 또한 가족을 보살피려 하지 않는다. 마치 한 공간에 있으면서도 그들은 각자 살아가는 존재들 같다. 서로에게 상처를 주면서 함께 한다. 소녀는 결국 집을 떠나 스스로 보육원에 들어간다. 그 곳 생활 또한 결코 편하지 않지만 소녀는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아마도 그것이 소녀가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일 것이다. 앞으로 소녀는 어떻게 되었을지 알 수 없다. 그저 긴 정적만이 남을 뿐이다. 그 여운이 왠지 눈물겹다. 소녀가 보다 행복한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모두 성장의 한 과정들은 괴로움으로 채워져 있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 내고 커가느냐에 달렸다. 어려운 시간을 보낸 뒤에 성큼 자라 있는 아이들처럼 소녀도 그렇게 훌쩍 자랐으면 좋겠다. 오히려 세상을 차갑게 바라보면서 자신의 갈 길을 갔으면 좋겠다. 그렇게 독하게 성장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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