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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덩키덩키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5
로저 뒤바젱 지음, 김세실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11월
평점 :
네버랜드 걸장 그림책 '당나귀 덩키덩키'는 코믹하고 개성 넘치는 동물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왠지 '덩키덩키'란 이름을 읊조리면 덩실덩실을 떠올리듯 흥겨움이 생긴다. 멋진 꼬마 당나귀 덩키덩키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다. 친구도 많고, 주인은 가장 친절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엉겅퀴도 많다. 그런데 왜 행복하지 않을까? 어느날 친구 패티와 함께 물을 마시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패티는 멋진 귀를 갖고 있는데 왜 나는? 한번 이런 생각이 들자 자신감이 사라져 버린다.
당나귀 덩키덩키를 보고 있으면 엉뚱한 행동에 웃게 되지만 어느새 '사람과 많이 닮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행복해 하지만 누군가와 비교를 하게 되고 자신이 그 보다 적다는 것을 알게 되면 행복한 감정은 어느새 사라져 버린다. 작은 것 하나를 비교하게 되다가 나중에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비교하게 되고 좌절감을 맛본다. 비교란 감정은 더 잘해야겠다고 분발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밑바닥까지 추락하게 만들기도 한다.
덩키덩키도 처음 자신이 부족하다 느꼈던 것이 무엇인지 잊어 버리고 다른 동물들이 하는 말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린다. 귀를 눕혔다, 옆으로 했다.... 하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오히려 다른 동물들의 비웃음을 살 뿐이다. 그러다가 꼬마 여자 아이의 칭찬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달라진다. 기분은 업그레이드 되고, 정말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체성을 찾게 된다. 다른 것과 비교하지 않고 그저 '자기다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멋진 일이란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처음 '당나귀 덩키덩키'의 표지를 봤을때는 다소 무거운 느낌의 그림이 나올 것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막상 책장을 열면 화려한 색감과 함께 개성 넘치는 동물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진다. 덩키덩키의 행동을 보면서 함께 공감하게 되고, 위기를 이겨내는 모습을 보면서 응원하게 된다. 비교, 칭찬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도 알 수 있었다. 자존감을 가질 때 행복도 느낄 수 있다. 재미와 교훈이 담겨 있어 오래도록 사랑 받은 덩키덩키의 매력에 푹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