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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밥 좀 해 ㅣ 킨더 어린이 도서관 7
정임조 지음, 김예지 그림 / 킨더랜드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긴 머리를 치렁거리면서 쇼파에 누워 있는 엄마의 모습과 '엄마도 밥 좀 해' 하는 책 제목은 묘한 즐거움을 준다. 과연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기대가 되기 때문이다. 밥 하기 싫어하고, 늘 음식을 얻어다 먹는 쌍둥이 엄마는 다른 보통 엄마들과는 다른 불량 주부 같지만 그 속을 들여다 보면 그저 완벽하지 않은 한 여자일 뿐이다. 밥을 잘 못 할 수도 있고, 친정에 가면 꼼짝도 하기 싫어하는 보통 엄마다. 엄마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 충실하려 할 뿐이지 속마음까지 그렇지는 않다.
우린 가끔 엄마는 슈퍼우먼으로 생각한다. 뭐든 잘하는 어른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런 엄마도 힘들 때가 있고, 게으름을 피고 싶은 날도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엄마니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일들 속에는 우리를 향한 사랑이 없다면 불가능 하다는 것을 나도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엄마를 너무 엄마 취급하지 마세요' 란 글귀가 가슴 속에 쏙 들어온다. 내 딸도 나를 엄마이자 친구처럼 생각하면서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된다면 행복할 것 같다.
밥 하는 것을 싫어하고, 과자를 좋아하는 엄마가 애지중지 머리를 가꾸는 이유는 뭘까? 엄마의 비밀을 알고 나면 따뜻하고 깊은 속 마음을 알게 되고 감동 받게 될 것이다. 아무리 허술한 불량 엄마로 보여도 실제는 그렇지 않다. 엄마만이 가지고 있는 힘이 있다.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은 엄마도 자신들과 똑같은 마음을 가진 아이 같은 어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엄마들은 우리의 속 마음을 읽어 주는 책 내용에 속이 시원해질지도 모르겠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때 비로소 진심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