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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을 팝니다! ㅣ 가치성장 이야기 - 소중해요
마리안 스멧 글, 마리아 마이어 그림, 오영나 옮김 / 책굽는가마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아이는 팔아 버리고 싶을만큼 괴물 같은 동생이 없어서 공감하지 못하겠지만 엄마는 어릴적 기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동생이니까 봐줘야 하는 것을 보면서 불공평 하다고 느꼈었는데 내 아이는 혼자라서 그런 감정조차 느끼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앞집에 친구의 꼬맹이 동생이 태어나면서 아이는 요즘 동생이 어떤 존재인지를 느낀다. 무슨 마음인지 은근 슬쩍 괴롭히는 친구와는 달리 예뻐서 어쩔 줄 몰라 하고, 낯선 아저씨가 장난 치느라 아기를 데려 간다고 하니 눈물을 쏟는 아이를 보면서 동생이 생기면 참 예뻐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 마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다른 아이를 귀여워서 안아주거나 하면 샘을 내면서 자기도 안아 달라고 조르는 것을 보면 '사람의 감정이란 것이 어쩔 수가 없는 것이구나' 싶다. 혼자 더 주목 받고 싶고, 사랑을 독차지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마음을 어떻게 현명하게 받아 들이고, 풀어내느냐가 관건이다. 무조건 동생이 어리니까 편을 들어 주어서도 안되고, 형이나 누나에게 까불지 말라고 단정지어서도 된다.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질투나 욕심도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알려 줄 필요가 있다.
'동생을 팝니다'는 누워서 옹알옹알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던 아기 천사가 자라면서 말썽쟁이 괴물이 되어 버린 동생이 귀찮기만 한 아이의 마음이 솔직하게 담겨 있다. 오죽하면 우표를 덕지덕지 붙여서 우체통에 넣으려고 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려고도 한다. 그것도 안되자 동생을 팔아 버리고 싶을 만큼 누나의 고민은 크다. 하지만 동생이 없는 빈 자리를 느끼는 모습을 보면서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옆에 있으면 귀찮지만, 정작 없으면 허전함을 느끼는 것이 바로 형제, 자매 아이들에게서 보여지는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재라서 그런지 유쾌한 마음으로 읽게 된 그림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아이들의 마음을 들여다 보게 되고 굳이 어른들이 나서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 보다는 자기네들 스스로 갈등을 해소하면서, 서로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소재로 담겨 있는 생활동화라 친근하다. 동생이 있는 아이들은 크게 공감할 것이다. 귀찮은 괴물이 내 가족임을 아이 스스로 느끼고 받아 들인다면 형제, 자매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