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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 우리 아빠 ㅣ 걸음동무 그림책 9
티베 벨드캄프 글, 필립 호프만 그림, 김현좌 옮김 / 해솔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책 제목을 보더니 '우리 아빠는 겁쟁이 아닌데...' 한다. 아이 눈엔 아빠가 최고로 보이나 보다. 커다랗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아빠들만 있다고 생각했는데 겁쟁이 아빠가 있다고 하니 아이는 호기심을 느낀다. 아빠가 나비까지 무서워 한다고 하니 깔깔대며 웃는다. 동물들이 무서워서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는 아빠를 위해서 귀여운 톰과 동물들이 발벗고 나섰다. 그런 과정들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어서 보는 이로 하여금 미소 짓게 한다. 섬세한 그림들은 보는 즐거움을 더 하고, 동물들이 어떻게 변신해서 숨어 있는지 찾다 보면 재미가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아이는 숨은그림찾기에 빠진다. 동물들이 가구가 되어 온 방안을 차지했는데도 아빠는 알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웃음을 참지 못한다. 아주 유쾌한 그림책이다. 아이가 무서워 하면 '그게 뭐가 무섭다고 그러냐'고 핀잔을 주기 일쑤지만 우리의 현명한 톰은 아빠에게 뭐라 하지 않고 동물들과의 기발한 쇼로 아빠를 달라지게 한다. 마지막장은 플랩으로 되어 있어서 멋진 서커스 모습을 보여줘서 눈길을 끈다. 동물을 좋아하고, 숨은그림찾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더욱 재미있게 보게 되는 책이다.
아이에게 꼭 근사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든 약한 모습이 있지만 그것을 부끄러워 하기 보다는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인간적이고, 좋은 모습이다. 사랑한다 하면서 우리는 은연중에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모든 것을 변화시키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동물들과의 유쾌한 소동을 벌이는 톰과 겁쟁이 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많이 웃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세계 최고의 독서왕국이라고 하는 네덜란드에서 꾸준히 사랑 받은 이유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