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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바늘 앙드레 김 ㅣ 닮고 싶은 사람들 3
이미애 지음, 이정선 그림 / 문이당어린이 / 2010년 12월
평점 :
'앙드레 김'하면 우주복 같은 순백의 옷을 즐겨 입고, 재미있는 영어 발음과 이름이 개그맨의 유머 소재를 쓰이면서 웃음을 주었다. 올려서 단단히 빗어 올린 머리와 짙은 화장은 왠지 인위적인 느낌이 들어서 편하지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나니 앙드레 김의 인간적인 면모를 새롭게 알게 되었다. 보여지는 것과는 달리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평생을 열정적으로 일했던 그는 진정 행복한 삶을 살았던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는 소소한 행복은 느끼지 못했지만 자신이 받은 사랑을 돌려 주기 위해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평생을 근검 절약하면서 베풀기만 하는 모습은 놀랍기만 했다.
어릴적부터 색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면서 남들이 하지 않은 것에 용기있게 도전하는 모습은 아름답게 보인다. 수많은 좌절을 겪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하고, 가족 또한 아낌없이 성원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성공한 한 사람의 뒤에는 많은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 마음을 잊지 않고 더 많이 나누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닮고 싶어 하는 모습이다. 그간 매체를 통해서 성공 뒤에 가려진 노력과 눈물에는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이번에 앙드레 김의 일대기를 읽고 나니 그가 좀더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진정한 성공은 사회에 부와 명예를 돌려주고 나누는 삶을 사는 것이다'란 글귀가 인상적이다. 좋은 직업을 갖고, 돈을 잘 버는 것이 성공이 아니란 것을 알려준다. 나누는 삶을 통해서 자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 또한 아름답게 채워준다. 아이들에게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으면 꿈이 많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하나만 고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꿈의 크기도 작아지고, 나중엔 내가 어떤 꿈을 꾸었는지조차 기억조차 못한다. 나이가 들면 그것이 서글퍼진다. 그러기에 내 아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다양한 꿈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갖게 하고 싶다. 그저 말로만 '넌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고 그 길을 열기 위해 자신감을 키워줘야겠다. 학력이 낮다는 것, 남성이 여성 옷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사람들의 편견과 맞서 싸워야 하기 때문에 두 배는 힘들다. 그래도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된 앙드레 김은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소박하고 인간적인 삶을 살다 갔다. 평소 그 사람의 속을 들여다 보기 보다는 이미지에 치중에서 편견을 갖고 바라본 것이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뛰어난 재능을 겸손해 하고, 열정적이며, 배려를 할 줄 알았던 앙드레 김을 잊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