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동생은 외계인 푸파 우리말글 우리 그림책 4
김현주 지음, 김호민 그림 / 장수하늘소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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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박한 그림이 미소 짓게 하는 우리말글 우리 그림책 시리즈 4번째 이야기는 동생이 생긴 아이의 복잡한 심리를 담고 있다. 형이 된다는 기쁨을 느끼다가, 뱃 속 아이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한다. 하지만 갓 태어난 쭈글쭈글하고 못 생긴 아기를 보니 낯설고, 자신의 자리를 빼앗긴 것 같은 소외감으로 마음이 복잡해진다. 그런 심리를 독특한 접근으로 풀어 놓고 있는데 바로 동생을 외계인에 비유를 하는 것이다. '우리 엄마가 외계인을 낳았다' 아이에게는 동생은 외계인처럼 낯설고 놀라운 존재일 뿐이다. 어느 날 자신의 일상에 불청객처럼 끼어든 동생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할까... 

 

외계인 동생이 자신이 살던 별로 간다고 하니 이제 엄마도, 아빠도 모두 내 자치가 될 것 같아 기뻐 하던 아이는 우는 동생의 모습에 마음이 흔들린다. 불청객 같은 동생이라도 우는 것은 마음이 아픈 것이다. 그렇게 하나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서로 가까워진다. 동생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된 것이다. 동생을 만난 아이의 복잡한 마음을 엿보니 생각이 많아진다. 동생이니까 무조건 예뻐해줘야 한다고 강요하기 보다는 불쑥 생긴 동생이란 존재를 잘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시간을 주고, 함께 준비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책을 읽다 보니 우리 딸의 모습이 떠오른다. 앞집 꼬맹이를 보면서 한없이 예뻐하다가도 침을 흘리고, 자신의 물건을 빠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해서 자기 동생 필요없다 말하면서도 어딘가에서 동생이랑 함께 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부러워 한다. '아기가 씨앗이었으면 좋겠어....' 씨앗처럼 심어서 키우고 싶을 정도로 동생을 바라는 아이를 보면 안타깝고 미안하다. 동생때문에 자기 것을 양보해야 하고, 혼자 독차지 하던 부모의 사랑도 분산되겠지만, 분명한건 혼자 보다는 낫다는 것이다. 크면서 매일 투닥거렸어도 어느새 형제, 자매만큼 의지가 되는 존재도 없다.

 

동생을 낳아 달라고 매일 달님에게 소원을 빌던 아이가 나중엔 어떤 소리를 할지 모르겠지만 그때가 오면 엄마도 이모랑 무척 많이 싸우면서 컸다는 이야기를 들려줘야겠다. 그 시간이 지나고 나니 지금은 이야기도 잘 통하고, 참 좋다는 것을 말이다. 부모 없는 빈 자리를 채워 줄 수 있는 것도 형제들이다. 처음 다른 사람을 만나도 서로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듯이 가족간에도 준비가 필요하다. 서로를 많이 이해하기 위한 과정들을 겪어가면서 더욱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곧 동생이 생길 아이들이 보면 좋을 책이다. 낯선 외계인 같은 동생도 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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