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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를 만나러 가요
로렌스 시멜 지음, 김정하 옮김, 알바 마리나 리베라 그림 / 해와나무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갑작스럽게 주말 부부를 하게 되면서 아이는 아빠의 얼굴을 매일 볼 수 없었다. 매주 오는데도 헤어지는 날이 되면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보면서 '영화를 찍는다' 농담을 하기도 했지만 마음이 아팠다. 어린 아이에게 '만남'과 '헤어짐'은 참으로 받아 들이기 어려운 감정일 것이다. 헤어짐이란 것은 나이가 들어도 쉽지가 않다. 때론 헤어지는 것이 두려워 마음을 열고 다가서지 못할 때도 있다. 아이에게는 먼저 손 내밀고 가까이 다가가라고 말하면서도 정작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이제 아이도 자라면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빠를 만나러 가요'는 먼 나라에 일 하러 간 아빠를 그리워 하면서 공책에 가족의 일상을 적는 아이의 모습이 나온다. 딸에게 책을 읽어 주면서 왠지 코 끝이 찡해졌다. '아이도 아빠를 보낼때마다 이런 감정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 아팠다.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서 산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더욱이 가장 가까운 아빠와 떨어져 있다는 것은 참 힘든 것이란 것을 쉽게 생각하고 어른 시각으로 바라봤기에 아이의 마음을 좀더 짚어주지 못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이 더욱 가슴에 와닿았다. 꾸며진 이야기가 아니라 작가의 경험이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간다.

아이가 자랄 환경이 바뀌는 것은 낯설은 세계를 적응해야 하는 도전과 같다. 함께 하던 사람들과 떨어진다는 슬픔과 새로운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한 두려움을 이해하고 그런 감정을 잘 받아 줄 수 있도록 해주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빠를 만나러 가서 좋지만 사랑하는 할머니와 강아지 그리고 친구와 헤어지는 것은 슬프다. 세상 일이란 것이 이렇게 동전의 양면과 같다. 만남과 헤어짐, 좋은 일과 슬픈 일이 번갈아 일어난다. 이런 상황이 아이를 더 혼란스럽게 할 수 있으니 좀더 배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 해줘야 한다.
한 달이 지나면 이제 선생님과 친구들과 헤어지고 다른 만남을 갖게 될 것이다. 작년에도 아이가 슬퍼 했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다. 그래도 주말에만 보던 아빠를 매일 볼 수 있게 되어서 다행이다. 졸업과 입학, 학년이 올라가는 요즘에 읽으면 아이들에게 그 상황을 좀더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도록 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중에 사람들과 어떤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니 매 순간 진심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도 이것을 알려줘야겠다. 소중한 가족, 친구, 이웃에 대한 소중함을 느꼈고, 만남과 헤어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