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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왼손
맥스 루케이도 글, 개비 핸슨 그림, 권기대 옮김 / 베가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 아이를 낳고 그 작은 손을 잡았을 때의 감동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손가락, 발가락 액자와 비교해 보면 아이가 얼마나 자랐는지 놀랍기만 하다. 그저 연약해서 무조건 보호를 해줘야 할 것 같았던 손이 이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혼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아이의 손은 그만큼 바빠졌다. 손가락 다섯개 모두 열 개, 오른손 왼손의 의미를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당연한듯이 받아 들였지 두 손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고 살았다. 매일 이 두 손으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하면서도 말이다. 그러다 무심코 접한 사랑스런 한 권의 그림책이 가슴을 뭉클하고, 따뜻하게 해주었다.
맥스 루케이도의 '오른손 왼손'은 두 손이 할 수 있는 많은 일들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아기자기한 그림을 보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고, 내용은 따뜻하게 가슴에 와닿는다. 아이를 안고, 쓰다듬고 사랑을 전하던 부드러운 손이 때론 아이의 엉덩이를 때려주는 무서운 손이 되기도 한다. 그럴때면 처음 아이의 손을 잡았던 그 순간에 비해 너무도 달라진 내 모습을 발견한다. 그럴때면 마음이 아프다. 두 손이 있어서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손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제 아이를 더 꼭 안아주면서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
자기 전에 '엄마, 나 좀 안아줘' 하는 아이에게 아직도 애기처럼 안아 달라고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내심 아이의 두 손과 가슴이 전해주는 온기에 위안을 받기도 하고, 비었던 우물에 물이 고이듯 사랑도 넘치게 채워진다. 이렇게 서로에게 따뜻함을 주는 두 손의 위력을 아이에게 알려주고 싶다. 마음까지 예쁘게 하는 한 권의 책이 우리의 마음을 달라지게 한다. 두 손으로 다른 사람을 돕는데 얼마나 많은 방법들이 있는지를 이야기 해줘야겠다. 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봐야겠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따뜻해지는 그런 사랑을 주고 싶다.
두 손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 세수도 하고, 친구를 돕기도 하고, 사랑을 담아 꼭 껴안아 주기도 한다. 어른 손이 아니라 고사리 같은 작은 손도 많은 기적을 만들어 낸다. 남을 돕는 두 손, 친절한 두 손, 사랑의 두 손 우리에겐 이렇게 아름다운 오른손 왼손이 있다. 두 손으로 어떻게 사랑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을 도울지 생각해 보는 마음이 서로에게 전달이 되면 우리의 관계는 더욱 따뜻해질 것이다. 아이에게 진정으로 알려주고 싶은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읽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으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