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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피 키드 5 - 사춘기의 법칙 ㅣ 윔피 키드 시리즈 5
제프 키니 지음, 양진성 옮김 / 푸른날개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재미있게 읽었던 윔피키드, '내가 만드는 윔피키드'를 마지막으로 시리즈 5권이 나와서 무척 반가웠다. 불만 많고, 진지한 것 싫은 누구나 한번쯤 열병처럼 지나가는 사춘기를 그레그는 어떻게 풀어 갈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레그의 톡톡 튀는 일기도 재미있지만 내용과 딱 맞아 떨어지는 그림은 이 책의 볼거리를 더한다. 어린 아이도 종종 그림 일기를 그리는데 엄마인 나는 육아 일기 외에 써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레그의 일기를 읽다 보니 '기록'이란 것이 참 재미있게 느껴진다. 기억이란 쉽사리 사라져 버리고 남는 것은 없다. 하지만 이렇게 일기를 적으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읽어도 그 순간을 잊지 않고 떠올릴 수 있어 좋다.
그레그는 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나이 든다는 것은 그리 좋기만 한 일은 아니다. 질풍노도와 같은 시절을 보내면서 혼란스러울때마다 나이를 훌쩍 먹어 버렸으면 하고 바란 적도 있지만 늘 그 나이만큼의 아픔과 고민이 따른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꿈꿨는지 웃음이 나올 정도다. 그때로 돌아간다면 더 열심히 그 시간을 보내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되돌릴 수 없다. 이제는 내 아이가 자라는 것을 볼테고, 사춘기도 지켜보게 될 것이다. 그땐 난 어떤 모습을 내 아이를 대할지 막연하면서도 걱정이 된다.
성에 관심이 많고, 여자애들이 오는 파티에 가고 싶지만, 부모들은 '크는 것은 좋은게 아니니 그저 이 순간을 더 열심히 즐기라'는 이해할 수 없는 말만 할 뿐이다. 어른이 되고 싶은 아이에게 '좀더 책임감을 가져라' 하는 부모의 말은 그저 잔소리가 될 뿐이다. 하지만 그레그도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그때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얼굴에 여드름꽃만 피어도 어른이 된 것 같은 착각을 가지는 아이들의 순수함이 부럽다. 그레그처럼 우리 아이들도 사춘기를 맞을 것이다. 사춘기를 맞는 아이들의 고민, 학교 생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다소 엽기적이고, 황당스럽지만 공감되는 면도 있다.
단순하고, 엉뚱해서 아무 생각없이 살아가는 것 같은 아이들에게도 생각이 있고, 꿈이 있다. 부모와 어른들은 그것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야 사춘기도 잘 겪어낼 수 있다. 잔인한 사춘기의 법칙은 공감과 함께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윔피키드는 어른들도 재미있게 보지만, 특히 아이들이 참 즐겁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그림을 보면서, 엉뚱한 그레그의 모습을 보면서 웃음짓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이기에 5권을 오래도록 기다렸을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윔피키드 시리즈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