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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대장 ㅣ 책으로 생각하는 아이 1
김진섭 지음, 이지현 그림 / 북스마니아 / 2010년 7월
평점 :
품절
아직 유치원생이라서 학원을 전전하지는 않지만 유치원 방과 후 수업으로 영어를 듣고, 집에 오면 국어, 수학 학습지를 하느라 시간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아이는 미술을 하고 싶다고 욕심을 내고, 신랑은 벌써부터 웅변 학원이며, 태권도 학원을 보내라고 한다. 실컷 놀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론 다들 하는 것을 혼자 하지 않으면 왠지 뒤떨어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떨쳐 내기란 쉽지가 않다. 아마도 많은 부모들이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컷 뛰어놀며 자라야 할 아이들에게 큰 짐을 얹어 준 것 같다.
'학원대장'은 많은 학원을 다니는 민기의 일상을 보여준다. 학원 다니기 싫어서 꾀를 부리기도 하지만 엄마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한다. 방학이 되어도 쉬지 못하던 민기는 외할아버지 집으로 도망을 가고 그 사건을 계기로 아이의 마음을 읽고, 가족 간의 사랑을 깨닫게 된다. 가난해서 학원을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던 엄마의 어린 시절이 담긴 일기를 보면서 민기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고, 엄마는 자신의 욕심으로 아이를 다그쳤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교육 열풍에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우리 아이 보다 중요하지는 않다는 것을 잊곤 한다.
학교에서 돌아와도 쉼없이 학원을 전전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자유가 없다. 패스트푸드를 끼니를 때우며 학원으로 달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티비로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책을 통해 초등학생들의 일상을 만나니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머지 않아 곧 우리 아이도 초등학생이 될테고 난 어떤 엄마가 될지 자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한다면서 정작 아이의 마음을 읽지 못하고, 가족 간의 따뜻한 마음도 나누지 못한 채 살아간다면 재미가 없다. 아이가 학원 가기 싫다고 하면 무조건 혼낼 것이 아니라 그 속 마음을 들여 볼 수 있는 엄마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