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
천진 지음, 현현 엮음 / 불광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엄마를 따라 절에 가면 그렇게 신기할 수가 없었다. 절 처마 끝에서 예쁜 소리를 내는 풍경 소리도 좋고, 나물만 넣어 비벼 먹는 밥도 어쩜 그렇게 맛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향 냄새가 나면 왠지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아 킁킁거리던 기억도 난다. 얼마전 아이와 함께 절에 다녀왔다. 아이도 처음이지만, 엄마인 나도 무척이나 오랜만에 가는 것이라서 모든 것이 낯설게만 느껴졌다. 생각보다는 큰 규모의 절이라서 놀라긴 했어도 마음은 편했다. 아이도 엄마를 따라서 열심히 절을 하고, 나물이 잔뜩 들어간 밥을 먹더니 무척이나 재미있었다고 한다.

 

종종 책 선물을 해주는 아버님이 고마우면서도 그 책들이 불교에 관련된 것들이라서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편하게 그 책을 읽기 보다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를 자꾸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음이 좋지 않으니 책도 읽다 밀쳐 둔 책이 몇권이나 되는데 이번에 스스로 골라서 읽은 책이 바로 '지리산 스님들의 못 말리는 행복 이야기'이다. 읽으면서 많은 것을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뒷통수를 맞은 것 같았다. 일상에서 부딪치는 문제들, 아이를 키우면서 생기는 일들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접한데서 오는 당황스러움이었다.

 

우리가 행복이라 믿으며 사는 것들 또한 순간의 만족일 뿐 영원한 것은 없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것을 느끼지 못하면 고통스러움을 느낀다. 그럴때 간절하게 부처님을 찾으며 빌지만 마음을 수양하는 과정이라기 보다는 그저 소원성취를 위한 욕심의 한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내 모습을 떠올리며 집착을 점차 털어 버릴 수 있었다. 사실 요즘처럼 마음 편한 때가 있었나 싶다. 진정한 행복과 마음의 평안을 얻기 위해서는 집착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 보다는 아이에게 더 많은 욕심을 부리곤 했는데 내 자식이 결코 소유물은 아니란 것을 받아 들이게 된다.

 

지리산 스님들이 말하는 행복이란 뭘까 궁금한 마음이었는데 영원히 행복해 질 수 있는 여덟 가지 비결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일상에서 느끼는 문제들에서 오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보다 먼 시야로 관찰하듯 바라 보게 된다. 일반인은 책을 통해 문제를 보다 현명하게 풀어가는 소중한 글귀를 접하게 될 것이고, 수행자들은 한발짝 더 부처님 앞에 다가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착하고 바르게 살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다. '깨닫기는 쉬워도 받아 지니기는 어렵다'는 그 말을 염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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