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얘들아, 사는 게 즐겁냐? ㅣ 바우솔 그림책 2
김남길 지음, 김별 그림 / 바우솔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사는게 즐겁냐고 누군가 물으면 자신있게 '재미있다'라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저 좋은 날도 있고, 나쁜 날도 있지만 그래도 좋은 날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다'는 말은 할 수 있을 것이다. 살다 보면 웃을 날이 줄어 들고, 감정 표현도 어려워진다. 그래서 티없이 밝게 웃는 아이들을 보면 괜시리 부러워지면서 그 모습을 오래도록 간직하며 살게 해주고 싶다는 바램을 갖는다.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걸 보는 것만으로도 좋다.
박쥐대왕의 '얘들아, 사는게 즐겁냐?'는 물음에 다른 박쥐들은 '즐거워요오오오오' 하고 외친다. 화장실 가기 위해 줄을 서고, 텔레비젼을 보기 위해 채널 싸움을 벌이며 아웅다웅 살아가는 것이 그저 좋기만 하다. 하지만 투덜이 박쥐는 그런 모든 상황들이 짜증스럽다. 그래서 동굴에서 나와 바깥 세상으로 나온다. 바깥세상에서 자신이 하고픈대로 살면 무척이나 좋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다지 행복하지가 않다. 투덜이 박쥐의 행복찾기는 과연 어떻게 될까? 이 책을 보고 있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까만 바탕의 선명한 파스텔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는 책이다. 즐겁게 살려면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전달하려고 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준다. 삶도 마찬가지이다. 정답이 없는 것처럼 그저 살면서 조금 더 깨닫고, 노력하면 된다. 즐거움은 누군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같은 상황도 바라보는 사람의 생각, 눈길에 따라 다르게 비춰진다. 누구때문에 행복한 것도 좋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행복한 것은 더 큰 기쁨을 준다.
투덜이 박쥐의 모습은 우리와 닮아 있다. 늘 보던 가족이기에 편해서 소홀하기도 하고, 말하지 않아도 이해해주겠지 하는 생각으로 소홀하기도 하다.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함께 해서 더 좋은 우리 가족처럼 동굴 속 박쥐들도 그런 모습을 하고 있다. 투덜이 박쥐는 세상 밖에서 많은 것을 깨닫는다. 행복이란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게 된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다. 동굴 속 박쥐들처럼 오늘도 '즐거워요오오오오' 하면서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