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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기 훔쳐보지 마 ㅣ 동글이의 엽기 코믹 상상여행 1
야다마 시로 지음, 오세웅 옮김 / 노란우산 / 2010년 4월
평점 :
절판
그림책 일기형식으로 된 책을 읽고 나더니 요즘 일기에 관심을 보인다. 화이트보드나 스케치북에 일기 형식으로 날짜와 날씨를 적고 그림을 그린 뒤에 있었던 일들을 적곤 한다. 겨우 한 두 줄에 불과하지만 일기에 관심을 보인다는 것만으로도 대견스럽다. 엄마가 쓴 태교 일기나 육아 일기를 보기를 좋아하는데 이젠 자신이 쓴 일기를 보면서 재미있어 한다. 지금은 자랑처럼 자신이 쓴 일기를 보여주곤 하지만 좀더 크면 비밀 일기장이 되어 버릴 것이다.
'내 일기 훔쳐보지마'는 동글이의 엽기 코믹 상상여행 첫번째 이야기이다. 주인공 오동글의 보물 1호는 일기장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쓰던 일기장을 훔쳐 보는 엄마를 본 뒤로 동글이의 반란은 시작된다. 바로 '내일 일기'를 쓰는 것이다. 보통 일기는 그날에 있었던 일을 적는 것이지만 동글이의 일기는 미래 일기이다.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일기 속에 적기 시작하면서 일상은 이상하고 무섭게 바뀌지만 동글이의 엽기적인 일기를 보고 있으면 괜시리 웃음이 난다. 재미있는 그림 캐릭터가 주는 즐거움도 있지만 끝이 없는 아이의 상상력에 감탄하게 된다.
'만약에 내가 일기에 쓴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어떨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진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일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좋았던 일이나, 나빴던 일을 그대로 적어야 한다. 나의 소중한 기억을 누군가 훔쳐 본다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훗날 아이의 일기를 절대로 훔쳐보지 않겠다'라고 단언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최대한 아이를 존중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무엇보다 일기 쓰기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
일기를 쓰면 참을성과 끈기가 생기고, 생각하는 힘이 키워진다. 정리하고 기록하면서 글 쓰는 실력까지 커지니 학원을 다니는 것 보다 더 좋은 방법이다. 아이가 일기 쓰는 습관을 가지게 하는 것이 그 어떤 교육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매일 일기를 꾸준히 쓰는 것도 좋지만 이 책처럼 내일 일기를 써 보는 것도 참 좋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마음껏 상상하고 그걸 쓰다 보면 남다른 창의력이 생겨난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엉뚱한 생각쟁이들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아이들이 엉뚱한 생각쟁이가 되어 세상을 즐겁게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