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달 뿌브아르 청소년 문학선
메리 애리건 지음, 정미영 옮김, 김정혜 그림 / 뿌브아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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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달' 제목은 참으로 달콤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표지의 인물들은 왠지 어둡게 느껴진다. 하얀 달을 한없이 바라보고 있는 할머니와 주머니에 손을 넣은채 얼굴 가득 불만으로 어두워진 얼굴을 하고 있는 한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진다. 환한 보름달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그랗고 커다란 하얀 초콜렛의 모습을 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 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듯이 달에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푸근한 달을 바라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초콜릿 달'은 가족 소설이며, 성장 소설이다.  모든 시간을 자신의 일에 투자하는 은행가 아버지에게 크리스는 늘 못 마땅하기만 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들과의 갈등은 깊어만 가고 그 속에서 크리스는 상처를 받는다. 그나마 위로가 되어 주는 할머니마저 기억을 잃어가고 있다. 기대던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는 아버지에 대한 실망, 기억을 잃은 할머니의 알 수 없는 말들을 들으며 불안해 하는 소년의 마음이 긴장감 있게 펼쳐지고 있다. 할머니가 기억하는 '초콜릿 달'을 떠나서 무작정 떠나면서 이야기는 막바지로 치닫는다.

 

궁금증을 느끼게 했던 '초콜릿 달'의 정체는 할머니의 기억에서 되살아 난다. 아비 없는 아들을 혼자 키우면서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기 위해 계획을 세웠던 그 꿈과 희망이 변해 버렸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고, 아들은 잘 성장했지만 부모와 자식이 함께 하면서 느끼는 소중한 일상,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이 아들에게 표현하지 못했던 것을 손자에게 베풀었지만 마음은 허전하고 행복한 그 한때를 기억하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통해서 우리는 과연 행복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일에만 파묻혀 지내던 아버지도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고, 아들은 왜 아버지가 그런 삶을 살았으며, 자신에게 왜 그런 삶을 강요했는지 알게 되면서 가족 관계는 서서히 회복 할 수 있는 물꼬를 열게 된다. 누구나 소중한 한때를 기억하면서 그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내며 살아간다. 때론 본질을 잃고 살아가기도 하지만 그것을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것도 행복했던 그 순간을 기억하는데 있다.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사람들이 만나 한 가족을 이루었으면서도 남 보다 더 한 상처를 주기도 했지만 또 힘들때 가장 생각나는 것은 가족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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