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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 우유 가지러 간 고양이
알프레드 스메드베르이 원작, 히시키 아키라코 지음, 김숙 옮김, 다루이시 마코 그림 / 북뱅크 / 2010년 5월
평점 :
달에는 떡방아를 찧는 토끼가 있다고 믿는 아이는 달에 우유가 있다는 소리에 놀라는 눈치다. 아직까지 그걸 믿는 아이의 모습이 그저 귀엽기만 하다. 요즘도 보름달이 뜨면 '달님, 엄마 아빠 말 잘 듣게 해주세요, 달님, 엄마 뱃 속에 동생 생기게 해주세요' 하면서 두 손을 모아 빌 곤 한다. 문득 달님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들어서 자연스럽게 기도하는 것인지 궁금한 마음이 든다. 달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담고 있다. 저 멀리 떨어져 있기에 더욱 호기심을 느끼고, 미지의 세계에 대한 꿈을 꾼다.
'달에 우유 가지런 간 고양이'는 엄마 고양이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다. 새끼 고양이들에게 먹일 우유를 구하기 위해 저 멀리 있는 달을 쫓아 끝없이 달려 간다. 다른 동물들도 달에 우유를 가지러 가는 길에 동참하지만 모두들 중도에 포기해 버린다. 하지만 엄마 고양이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참을성이 필요하다. 실제 달에 우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달을 따라 갔기에 우유를 얻은 것은 확실하다. 새끼를 위하는 간절함 마음에 달에 통한 것이다.
참고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빨리 빨리'에 익숙해진 때에 무언가를 얻기 위해 오랜 시간을 진득하게 기다리는 것은 어렵게만 느껴진다. 아이에게 엄마의 간절한 사랑과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알려 줄 수 있다. 엄마 고양이가 '원하는 걸 손에 넣으려면 참을성이 있어야지. 도중에 지쳐버리거나 겁을 내거나 짜증을 내선 안돼'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아이 뿐만 아니라 엄마인 나도 아이를 좀더 여유로운 눈으로 참을성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