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를 보자마자 낯익은 그림에 떠오른 것은 바로 '오늘부터 친구야'란 책이었다. 그래서 찾아 보니 역시나 글쓴이와 그린이가 같았다. 마치 아이가 그린 것처럼 느껴지는 친근한 그림이라서 기억에 남았는데 또 다시 같은 작가의 글을 보니 반가웠다. 꼬마의 머리 위로 화산이 분출이 된다. 머리 꼭대기까지 솟아 오르는 화를 표현한 것이다. 왜 이렇게 화가 난 것인지 궁금하게 만드는 그림이다. 아이도 그림을 보더니 재미있어 한다. 요즘 아이도 슬슬 '화'를 표현하는지라 보다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다. '오늘도 화났어'는 '화'란 감정을 보여준다. 부모, 친구, 가족들이 화를 내고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덩달아 화가 난다. 그래서 사람들이 없는 먼 곳으로 떠나 버린다. 왜 모두 화를 내는 것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서 '화'란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받아 들이게 된다. 자신 또한 일상에서 수없이 화가 나고 그걸 표현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순간 욱해서 화를 내지만 그러고 나면 시원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분이 나빠지는 경험을 한다. 터트린 감정 파편들이 모두 내게로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다. 이 책은 화를 내지 말라고 말하는 책이 아니다. 그저 화를 바라보는 아이의 생각을 들려 줄 뿐이다. 왜 내게 화를 내냐고, 왜 나를 화나게 하냐고... 강렬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도 그보다 더 큰 울림을 준다. 똑같은 감정도 사람에 따라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감정에 솔직한 것도 좋지만 남을 배려하지 않은 감정 표현은 위험하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상처는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 담담하게 '화'를 들여다 보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감정이 사그라 들 것이다.